"이제 손으로도 전합니다" 달라진 국회 소통관

"이제 손으로도 전합니다" 달라진 국회 소통관

2020.08.10. 오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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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지난 6월 국회 기자회견에 수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장애인이 정책과 입법 정보에서 소외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보도 50여 일 만에, 국회가 본격적으로 수어 통역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자체 통역을 제공해 온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첫 번째 회견자로 나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 발의 소식을 알렸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월요일 첫 기자회견을 앞두고 국회 소통관이 평소보다 분주합니다.

미리 기자회견문을 받은 남성, 책상에 앉아 입 대신 손을 풉니다.

[조성현 / 수어 통역사 : (소통관에서는 처음 해보세요?) 네. 방송은 한 30년 했는데 카메라 한 대 보고 했는데, 카메라 수십 대가 있어서 긴장이 좀 되네요.]

드디어 시작된 기자회견.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기자회견에 공식 수어 통역이 제공됩니다.

[장혜영 / 정의당 의원 : 저는 오늘 동료 의원님들과 함께 장애인의 국회 정보 접근권 보장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농인 발언자의 수어는 다시 음성으로 동시 통역됩니다.

[정해인 /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회원(농인) : 정당의 후보자나 공약을 이해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투표소에서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습니다.]

[장혜영 / 정의당 의원 : 엄청나게 벅찬 기분이에요. 마침내 21대 국회 개원하고 나서 유의미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입니다.]

[조성현 / 수어 통역사 : 수어 통역 하는 게 신기한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신기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의 국민연금공단 스튜어드십코드 개선 촉구도,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3개 정당 연석회의 출범 소식도 손으로 함께 전해졌습니다.

국회사무처는 사전 신청된 회견에 대해서는 모두, 돌발 회견이라 하더라도 통역사 여건이 되면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복우 / 국회 공보기획관 : 오히려 늦은 감이 있습니다. 국회에서 이뤄진 각종 입법활동에 관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청각 장애인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지속적으로 제공할 생각입니다.]

국회 소통의 문턱이 한층 낮아졌습니다.

이제 장애인 참정권 보장으로 정치 참여의 문턱도 허물어 달라는 게 국회 수어 통역으로 전해진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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