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올해 북미정상회담 없을 것...우리에게 무익"

김여정 "올해 북미정상회담 없을 것...우리에게 무익"

2020.07.10. 오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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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담화 "올해 북미정상회담 없을 것"
김여정 "미국 측에나 필요하지 우리에겐 무익"
’적대시 철회 vs 북미 협상 재개’ 새 틀 제시
김여정 담화, 노동신문 등 대내 매체 게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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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이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냈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미국에나 필요한 것이라며 올해 안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는데요.

다만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협상의 새로운 틀을 들고 나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황혜경 기자!

대남 압박을 주도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번에는 대미 관련 메시지를 냈군요.

올해 안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부인했다고요?

[기자]
김여정 제1부부장이 개인 생각이라는 전제하에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담화에서 밝혔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북미 정상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북미 사이의 심각한 대립과 풀지 못한 의견 차이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미국의 결정적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중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도 북미정상회담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요.

먼저 북미정상회담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미국 측에나 필요하지 자신들에게는 무익하다는 것.

둘째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용기도 없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아야 시간이나 때우게 될 뿐 그나마 유지되어오던 정상 간 특별한 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

또 마지막으로 그것은 볼턴이 예언한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그렇게 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볼턴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습니다.

다만, 자신들은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여지를 남겼는데요.

비핵화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라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면 북한의 행동과 병행해 미국의 불가역적인 중대조치가 동시에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대 조치는 제재 해제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님은 분명히 한다고도 말해, 제재 해제에서 더 나아가 체제 안전 보장이 우선임을 암시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미 대선 전 북한 도발 가능성을 의식한 듯 이에 대한 입장도 내놨는데요.

자신들은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자신들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압박이나 군사적 위협 같은 갖가지 압박성 언동들을 지도부가 언제까지나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앞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나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은 미국과 더는 마주앉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김여정 제1부부장은 향후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올해 내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대화의 문을 아예 걸어 잠근 것은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조건을 내걸었는데요.

자신들은 작년 6월 판문점에서 있었던 북미 정상 간 만남 이후 제재 해제 문제를 미국과의 협상 의제에서 완전히 제외했다면서, 지난 시간 북미 협상의 기본 주제가 '비핵화 조치 대 제재 해제'였다면 앞으로는 '적대시 철회 대 북미 협상 재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자신들이 북미 협상 재개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김 제1부부장은 제재를 가해온다고 자신들이 못 사는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미국에 끌려다니겠느냐면서, 하노이에서처럼 제재 해제와 핵 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 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글 말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를 전하라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며칠 전 TV 보도를 통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를 보았다면서 가능하다면 행사를 수록한 DVD를 꼭 얻고 싶다는 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의 허락을 받았다는 말도 전했는데요.

이 같은 담화는 조선중앙통신에는 게재됐지만 북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이나 기타 대내 매체에는 실리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에서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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