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여당 상임위 독점..."책임지겠다" vs "들러리 안 해"

35년 만에 여당 상임위 독점..."책임지겠다" vs "들러리 안 해"

2020.06.29.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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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개원 한 달 만에 상임위원회 구성 완료
여야 막판 협상 실패…통합당 불참 속에 진행
박병석 "3차 추경 등 고려, 어쩔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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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가 21대 상반기 원 구성을 놓고 한 달 가까이 대치를 벌인 끝에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했습니다.

민주당은 야당의 거부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책임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통합당은 여당의 일방적 국회운영에 들러리는 서지 않겠다며 상임위원 명단 제출도 거부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법사위원장직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멈춰 섰던 국회가 드디어 상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입니다.

하지만 막판 협상이 결렬되며 본회의장에는 여당과 다른 야당만 입장했습니다.

박병석 의장은 3차 추경 등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습니다.

[박병석 / 국회의장 : 생계를 걱정하는 서민들, 내 직장의 기업의 존폐에 떨고 있는 국민들. 더는 국회는 외면할 수 없습니다. 의장은 오늘 이러한 국민과 기업들의 절박한 호소를 더는 외면할 수 없어서 원 구성을 마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35년 만에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게 됐습니다.

국회 부의장과의 협의가 필요한 정보위원장을 제외한 17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온 겁니다.

김태년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에 선출됐고, 예결위원장은 정성호, 국토교통위원장은 진선미 의원이 뽑혔습니다.

또, 정무위원장 윤관석 교육위원장 유기홍, 행정안전위원장 서영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는 3선의 박광온 의원이 맡았습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야당 몫의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거부하면서 내린 선택이었다며 책임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3차 추경 예산안 처리가 끝난 뒤 야당과 재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통합당이 응할지는 불투명합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의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미래통합당에 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과 약속한 6월 국회 회기 내 추경처리를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통합당은 이미 여야의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상황에서 일부 상임위를 가져오는 건 의미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당의 들러리 역할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주호영 /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백 보 양보하더라도 나눠서 하는 것조차 되지 않는 이 상황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고 거기에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는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상임위를 모두 차지한 여당은 책임 정치를 앞세우며 정국의 주요 이슈들을 처리해나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통합당이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 강제 배정에 반발하며 전원 사임 뒤 재배정할 계획이어서 여야의 대치 국면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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