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끼리의 싸움'으로 번진 인천공항공사 논란...정치 쟁점으로 부상

'을끼리의 싸움'으로 번진 인천공항공사 논란...정치 쟁점으로 부상

2020.06.27. 오전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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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권으로도 번졌습니다.

통합당은 '로또 취업'이다, '청년 제물'이다 주장하면서 공세를 높이고 있고, 여당인 민주당은 사실을 왜곡해 '을끼리의 싸움'을 부추기면 안 된다며 경계하고 있습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현장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17년 5월 12일) :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우선 공공 부문부터 임기 내에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정규직화 작업에 착수했는데, 마무리 단계에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비정규직인 보안검색요원이 정규직 청원경찰이 되면 기존 공사 직원처럼 연봉이 5천만 원으로 갑자기 오르거나 아르바이트생도 정규직이 될 거라는 허황된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공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미래통합당이 총공세에 나서며 논쟁은 정치권에서도 가열됐습니다.

청년들이 문재인 정권 유지를 위한 제물이 됐다거나, '로또취업'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 취직을 하려고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준 거죠. 반론을 제기하고 저항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에요?]

반면 정의당은 정규직 전환은 잘한 일이라며 가짜뉴스로 지금의 상황을 호도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대표 : 기존에 상시 지속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의 고용 형태만 바뀔 뿐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청와대도 이번 조치가 정규직 일자리 뺏기가 전혀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황덕순 / 청와대 일자리수석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 직종은 기존 보안검색 직원, 소위 비정규직으로 일하시던 분들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공사 취업 준비를 하던 분들의 일자리와는 관계가 없고요.]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사실관계를 왜곡해 사회적 약자 간의 싸움으로 변질시키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반응입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국민을 크게 불안하게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사안이 잘못된 국민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정규직화가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면서도 동시에 취업난 속에 청년들이 느낄 박탈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더구나 20대 남성 지지율 하락에 고민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선뜻 입장을 정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민주당이 가장 곤혹스러운 건 이번 논란이 이른바 을끼리의 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정쟁으로 흐를 기미가 보인다는 점도 집권 여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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