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북, 대남 적대 여론몰이...미국 "매우 실망"

[취재N팩트] 북, 대남 적대 여론몰이...미국 "매우 실망"

2020.06.10.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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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이 어제 남북 통신 연락선을 모두 차단한 가운데 남측을 규탄하는 집회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 매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한반도 정세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남측에 대한 비난 공세, 지금 북한 매체들이 점점 더 강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 4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가 나온 이후에 계속해서 날마다 이렇게 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노동신문이 군중집회 소식을, 북한 전역에서 군중집회가 열렸다고 하면서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아주 격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를 총파산시켜야 된다. 또 격분하고 있다, 온 나라가 분노의 불길로 타번지고 있다. 또 조선의 오늘 같은 데서는 남북관계가 파국의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고 있다.

또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는 인터넷매체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우리 정부, 남쪽 정부가 앞에서는 평화 악수를 하고 또 뒤돌아 앉아서는 외세와 작당질을 하면서 동족을 압살하려고 있다. 이런 것들이 간헐적으로 나오기는 나왔는데 지금 대북전단 문제 이걸 계기로 해서 쏟아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앵커]
북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체제 유지를 위해서 철저히 실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이 되는 상황. 그래서 과거에는 온탕이었던 때도 있고 냉탕이었던 때도 있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지금 같은 경우에는 거의 강경일변도인데 어떤 이유가 목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기본적으로는 지금 6월 4일부터 바로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가 신호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김여정 제1부부장 지시사항이 관철되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중단시키기 위한 어떻게 보면 강압적인 흐름으로 봐야 되고요.

그렇지만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단지 대북전단만 가지고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도 생각해 보면 그동안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남북관계가 계속 안 좋아졌었고 그런 것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태에서 이번에 대북 전단으로 촉발되면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봐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북쪽 내부의 사정이 안 좋기 때문에 대내적인 불만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외부로 표출하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저와 같은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남북관계라든가 전면적으로 재조정하는 국면을 전환하는 그런 노력 가운데서 대화와 협상이라고 하는 국면도 이끌어내고 또 어떻게 보면 대북 경제지원 같은 것들을 남한 쪽으로부터 얻어내는 그런 것도 저는 계산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의 속내는 여러 가지 셈법이 있겠습니다마는 일단 표면적으로 내건 건 대북전단 문제잖아요. 그러면 지금 대북 전단 문제를 뭔가 여기서 풀리면 남북 대화가 조금 연결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도 해 보는데 지금 대북전단금지법, 여당에서는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야당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건 지난 10년 이상 계속 진행돼 온 논란이고 이건 예측이 가능한 부분도 있고요. 그렇지만 지금 정부가 의지가 강하다면 이것을 관철할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의석이 있어서 물리적으로 가능한 부분이 있고 또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도 대북전단 살포를 물리적으로 통제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북 전단 살포가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거나 특히 군사분계선상의 안보, 군사안보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간다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회 다수 의석이라고 하는 조건을 활용해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부분을 관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그 가운데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이런 것들을 얼마나 정치적으로 잘 원만하게 처리할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지금 북한이 이렇게 강하게 비판을 해도 굉장히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 신중한 입장이에요. 이거 잘 대응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제가 볼 때는 지금 상황에서는 다른 도리가 없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이 보이는 행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과 역할이 격상되고 확대된 건 틀림없는데 왜 저렇게 됐는지 또 원하는 건 무엇인지, 바뀐 상황은 정확하게 무엇인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된 것 같아요.

이런 부분을 파악한 다음에 또 정확한 북한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목표, 이런 것들을, 저 같은 경우에는 기자로서 또 나름 이 분야를 오래 해 온 사람으로서 분석을 할 수 있지만 제가 분석한 게 100% 맞는다는 보장이 없죠.

우리 정부 당국 입장에서는 가장 정확한 판단을 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은 북한의 진위를 파악하는 단계라고 봅니다. 이런 단계에서 섣불리 너무 지나치게 북한에 호응한다든가 또 너무 북한을 무시한다든가 해 버리면 일을 그르칠 수가 있겠죠.

[앵커]
북한 내부의 상황이 왜 달라진 건지, 어떻게 달라진 건지 이 파악을 먼저 해야 된다는 거죠?

[기자]
그럼요. 그런 과정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 과정에 대해서 정부가 나름대로 그림을 잡고서 거기에 맞춰서 대응하는 게 좋지, 지금 막 시작이 된 상태 아닙니까?

이제 6월 4일날 시작됐으니까 일주일 정도 진행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진상 또 진위파악 이런 것들이 선행돼야 되고 그런 것들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는 여러 가지 가능한 수를 열어놓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더 현명하겠죠.

[앵커]
미국 반응도 보겠습니다. 북한의 남북통신선 차단 관련해서 미국이 실망했다라는 말을 썼습니다. 실망했다는 말이 친구 사이에서도, 연인 사이에서도 나오기도 하는 말인데 다양하게 해석이 그만큼 나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흔히 쓸 수 있는 말이다. 이례적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는데 어떤 게 맞는 겁니까?

[기자]
이례적인 거 아닙니다. 미국에서 예를 들어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영국이나 이런 나라에 대해서 실망했다는 표현을 쓰면 이건 큰일 난 겁니다. 이건 매우 큰일 난 겁니다.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이 실망했다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5년, 10년에 한 번씩 나올까 말까 한 중대한 발언이 되는데. 북한과 미국은 적대국가입니다.

북한과 미국은 적대국가고 미국은 북한을 적대국가를 넘어서 완전히 다른 나라로, 남으로 보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잘못했다고 하죠. 실망스러운 행동을 하면 당연히 실망스럽다고 합니다.

지금 남북 간의 연락채널을 끊었다고 하는데 실망스러운 일이죠. 그래서 실망스럽다고 말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실망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그걸 통제할, 참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수위가 절제된 부분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적대국가 또 북한과 대화가 지금 잘 안 되고 있는 교착상태에서 대화를 모색하는 그런 상황인데 그런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어쩌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내놨을 때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표현을 골랐다 이렇게 봐서 오히려 상황관리를 위한 원만한 단어를 채택한 것으로 봐야지 이것을 북한에 대한 불쾌감 표현이라든가 이렇게 보는 것은 저로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앵커]
너무 그렇게 크게 해석할 필요는 없는 이런 사안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기자]
오히려 반대 방향입니다. 이 상황을 관리하기에 가장 적절한 단어를 골랐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 통일전선부 담화를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업무를 총괄한다 이렇게 돼 있는데 최근에 보면 대미 관련 업무도 하나? 이런 행보들이 조금 있어서요.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과연 북미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에 대한 관심도 있고 특히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문제를 가지고 과연 미국을 노렸을까 아니면 대남관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인가 이런 의문도 있습니다.

사실 여러 가지로 검토를 해 봐야 되는 사안인데. 지난 3월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개인 담화를 두 번째 담화를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왔다.

그렇지만 이건 정상 두 사람 간 개인 간의 친분문제이지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구조적으로 좋게 만드는 그런 이유는 안 된다.

미국이 본질적으로 태도를 바꾸어야 된다고 하는 내용의 담화를 낸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것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습니다. 왜냐하면 김계관 고문도 그런 유사한 논평을 쓴 적이 있고.

지난해 말에는 또 다른 외무성의 간부들이 논평을 낸 적이 있어서 그런 차원으로 봤는데 지금 다시 돌아보고 생각을 하니까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국 관련 업무도 총괄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앞으로 지켜봐야 되고 그거와 관련해서 또 의미 있게 보는 관찰 결과는 최선희 제1부상이, 외무성 부상입니다. 북한에서는 장관도 중요하지만 제1부상, 제1부부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희 제1부상이 어떻게 보면 외무성의 핵심으로 신임을 받는 사람,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 6월인데 아직 한 번도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에. 눈에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 전원회의 할 때 구석에 앉아서 회의에 참석한 게 잠깐 보였는데. 사진, 멀리서 보였는데. 사실은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요.

이렇게 장기간 동안 최선희 제1부상이 안 보인 적이 최근 2~3년 내에 없습니다. 이런 것들은 외무성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이 역시 굉장히 낮아졌다라고 하는 가설에 계속해서 힘을 실어주는 그런 부분이고 그런 속에서 지도력의 빈 공간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외무상으로 임명돼서 굉장히 이상한 현상으로 봤었는데. 리선권 외무상의 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특이한 게 없고 외국의 사절을 한 번 만났다 해서 두 달에 한 번 정도 뉴스에 나오는 정도라서 매우 위축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외무성 업무까지도 하고 있을 수 있다. 이런 추측을 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모습이 사라진 사람이 있다면 또 새로 나타난 사람이 있는데. 바로 김영철 당부위원장입니다. 그동안 강경파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북한의 대미, 대남전략이 앞으로 강경 쪽으로.

그동안 빅딜, 스몰딜 이런 입장차이 때문이 아니라 아예 강경기조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 이런 해석도 나오거든요.

[기자]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미지 자체가 강경 이미지가 있었던 건 사실이고요. 그동안 강경한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최고위 참모들이라고 하는 부분들은 강경파, 온건파가 정해진 게 아니라 그 상황상황에 맞춰서 당이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어떤 때는 강경하고 어떤 때는 온건합니다.

그래서 특정한 사람을 강경파나 온건파로 구분하는 것은 북한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오해와 편견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볼 부분이 되고요.

그다음에 북한의 남한에 대한 강경정책은 지금이 아니라 이미 지난해 8월에 결정됐습니다. 지난해 2월에 하노이 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정책 재검열이 있었고 4월 12일날이 중요한 날인데 4월 12일날에 최고 인민회의를 하면서 그때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한 내용이 보도가 됐습니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을 명확하게 겨냥해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노릇을 그만하고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한국말에서 오지랖 넓은 당사자, 촉진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하는 건 특히 나이 많은 사람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매우 무례한 말이고 모욕적인 말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8월에 가면 더 심한 말이 있죠. 제 입으로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삶은 소대가리라고 하는 이 표현도 명백히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것입니다.

이미 그때가 남북관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관계에서 최하점이 그때 찍힌 거죠. 그 상태가 지금 유지되고 그런 게 반영이 현재 되고 있다. 이렇게 보고요.

강경정책은 지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앵커]
남북 정상이 도보다리에서 이렇게 만나고 새소리 듣고 이럴 때만 해도 이렇게 평화가 오나 보다 기대했었는데.

[기자]
안타깝습니다.

[앵커]
그러니까요. 참 어려운 길이다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드는데. 어쨌든 북한이 굉장히 격앙된 반응들을 보이고 있고 이걸 어떻게든지 풀기는 풀어야 되는데. 어떻게 설득을 해서 풀어나가야 될까요?

[기자]
사실 어려운 문제죠. 어려운 문제인데 다만 제가 이 자리에서 방법을 금방 또 제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워낙에 어려운 문제기 때문에. 그렇지만 해야 될 과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뭐냐 하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는 게 설득될 때까지 설득해야 되는 거죠. 두 번째로는 국내에 반대 여론이 있습니다.

저자세 논란이라든가 비굴하다든가 굴종적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북한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전략적으로 북한을 대할 수밖에 없다라는 점을 야당 진영이나 보수 진영을 설득을 해서 국내적으로 발목을 잡히는 상황을 먼저 제거해 주는 게 필요하고 그리고 남북 간의 소통이 완전히 막혀 있거나 또 북한이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도움이 긴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혼자서, 서울에서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베이징이나 모스크바 쪽의 지원을 받아서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을 같이하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고 또 미국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북한이 반응을 하고. 지금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북한이 관계 단절을 선언한 상황은 아닙니다.

북한도 미국에 대해서는 상황 관리를 하고 있어요. 그런 차원에서 미국의 도움을 바라는 것도 방법이라서 전체적으로 외교를 큰 틀에서 잘 정리해 나간다면 저는 수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 넓혀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도 설득해야 되고 국내 반대 여론도 설득해야 되고.

[기자]
이걸 동시에 다 해야 되지 어느 하나만 하고 다른 것을 하지 않으면 다 같이 망가집니다. 다 같이 동시에 해야 됩니다.

[앵커]
너무 어렵네요. 중국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데 중국하고 미국이 또 사이가 안 좋고. 정말 어려운 함수 같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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