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협상 새 국면...새로운 전략 필요

방위비 협상 새 국면...새로운 전략 필요

2020.05.09.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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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당국자, 방위비 요구액 13억 달러 확인
우리 정부는 13억 달러도 ’황당한 금액’…난색
’트럼프 대통령, 2018년 말에 13억 달러 요구’
당시 분담금 8억7천만 달러 기준 50% 인상한 금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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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새로운 방위비 분담금 요구 액수로 1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6천억 원을 제시하면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새로운 국면의 핵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대감이 변수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 정부 요구 금액이 1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6천억 원이라고 미국 정부 당국자가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알려졌던 금액 50억 달러 우리 돈 약 6조 원과 비교하면 크게 내려갔지만 1조 천억 원 전후를 고려 중인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여전히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김인철 / 외교부 대변인 : 협상 결과는 양쪽이 다 수용 가능해야 할 것이고요. 저희가 항상 강조해 왔습니다. 수용 가능하려면, 그 협상 결과는 어느 쪽이 보기에도 합리적이고 공평해야 하는 것입니다.]

13억 달러는 지난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금액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2018년 분담금인 9,602억 원을 당시 달러화로 계산한 8억7천만 달러를 기준으로 50%를 인상한 금액입니다.

2019년 분담금은 결국 1조389억 원으로 정리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외교 업적으로 13억 달러를 받아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13억 달러라는 액수가 노출되면서 한미 방위비 협상의 실질 변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선호라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4월 20일 기자회견) : 우리는 한국에 더 많은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지금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 협상 대표들은 협상장에서는 대립 관계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는 협력 관계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결국 방위비 분담금 계산법을 전면적으로 바꿔서 실제 액수는 우리 정부 입장에 충실하고 표면적 액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는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협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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