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을'의 두 남자, 나란히 무소속으로...

'동대문을'의 두 남자, 나란히 무소속으로...

2020.04.04.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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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총선에서 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은 승리 후 당에 돌아가겠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정당에서는 이들이 지지층 표를 분산시켜 공천한 후보의 당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예민한 상황입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8대에 이어 19대 총선까지 서울 '동대문을'에서 맞붙었던 두 남자.

바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한 번씩 승패를 나눴던 이들은 이번엔 나란히 무소속 출마를 단행했습니다.

홍 전 대표는 미래통합당 경남 양산을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공천 결과를 바로잡지 않았다며 황교안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선거에 이긴 뒤 복당해 이른바 '협잡 공천'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릅니다.

[홍준표 / 대구 수성을 무소속 후보 (지난 12일) : 이 못된 협잡 공천에 관여한 사람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누구인지. (당선 후)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겁니다.]

비례대표로 시작해 19대 총선에서 홍 전 대표를 꺾으며 지역구 의원으로 자리 잡은 민병두 의원.

[민병두 / 서울 동대문을 무소속 후보 (2012년 19대 총선 당선 인터뷰) : 이 지역에서 30년 만에 있었던 첫 의회 권력 교체입니다. 그만큼 주민들의 열망이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4선 도전을 앞두고 '미투' 논란으로 정밀심사를 받다 컷오프되자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무소속을 선택했습니다.

민 의원 출마로 동대문을 선거는 민주당 장경태, 통합당 이혜훈 후보까지 3파전이 됐습니다.

이 밖에도 민주당에서는 '세습 공천' 논란으로 출마를 포기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석균 씨가 당이 오영환 전 소방관을 공천하자 입장을 바꿨고,

통합당에서도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물론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공천 탈락에 반발한 무소속 출마가 잇따랐습니다.

민주당은 영구 제명하겠다, 통합당은 책임을 묻겠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들에게 엄포를 놨습니다.

지지층 표를 분산시켜 상대 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이겨서 돌아가겠다는 무소속 출마자들이 과연 희망을 이룰 수 있을지, 아니면 표심에 혼란만 주고 선거 패배의 책임까지 떠안게 될지, 이들의 운명이 이번 총선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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