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방어에 특전사·해병대 투입?...대책 한계 드러냈나

해군기지 방어에 특전사·해병대 투입?...대책 한계 드러냈나

2020.04.01. 오전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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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해군기지 내 민간인 침입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특전사와 해병대 병력을 경계임무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군 부대를 타군이 지키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경계실패에 따른 특단의 대책치고는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 해군기지 등에서 잇따라 민간인 침입사건이 발생하자 국방장관이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특단의 대책 마련을 지시한 지난 17일.

[최현수 / 국방부 대변인 : 부대관리 및 사후조치 전반에 대해서 정확하게 실태를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입니다.]

10여 일 만에 그 대책 가운데 일부가 공개됐습니다.

신속기동부대 일원으로 제주 방어에 나선 해병대 병력이 해군기지 경계에 들어가면 특전사가 해병대 임무를 떠안는 방안입니다.

경계에 필요한 해군의 예비 병력이 부족하고 감시·경계 장비 보강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한시적 조치로 보입니다.

하지만, 관할 부대가 경계를 맡아온 전통을 뒤엎는 전례 없는 방식인데, 군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됩니다.

특수전 임무에 최적화된 특전사와 상륙기동부대인 해병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신종우 /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 해당군의 "특수성과 임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순 경계 임무를 수행시키려는 것은 넌센스 같은 발상으로 보입니다.]

또, 경계 소홀은 시스템과 군기의 문제인데 관할 부대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타군으로 떠넘기는 듯한 모습은 해당 부대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군 당국은 아직 검토 사안이라며 궁색한 답변만 내놨습니다.

[김준락 대령 / 합참공보실장 : 경계 보강을 위해서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선 최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보시고...]

결국, 인력부족과 예산문제로 이 같은 발상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군의 특단의 경계대책이 쉽지 않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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