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퇴진할 이유 없다"...안철수, 독자노선 임박

[앵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비상대책위 구성 등 안철수 전 의원의 퇴진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안 전 의원의 독자적인 신당 창당이 유력해진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또다시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비상대책위 구성과 새 지도부 선출, 재신임 투표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는 안철수 전 의원의 요구에 손학규 대표는 거절의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안 전 의원이 오너가 CEO에게 해고를 통보하듯 자신에게 퇴진을 요구했다고 불쾌감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손 대표는 대신 미래 세대에게 모든 걸 맡기고 함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자면서 동반 2선 퇴진을 제안했습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 (안철수 전 의원이 동반 퇴진 역제안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그건 그때 가서 봐야 할 일입니다. (안철수 전 의원은) 이 당의 당원이고, 당원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겁니다.]

안 전 의원은 자신의 제안을 일거에 내친 손학규 대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다만, 바로 독자적인 신당 창당에 나설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습니다.

[안철수 / 전 바른미래당 의원 : 당이 위기 상황이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당원들의 뜻을 묻자고 한 제안에 대해서 왜 당 대표가 계속 회피하는지 저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당내에선 또 한 번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을 함께 만들었던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안 전 의원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이런 뜻을 전달했습니다.

[주승용 / 바른미래당 의원 : 제2의 유승민당이 만들어지는 결과는 안 좋을 것 같다…. 극단의 상황으로 가는 결과는 막아야겠다고 해서 공감을 했고요.]

안 전 의원은 소속 의원들의 우려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옥새를 내놓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상, 안 전 의원의 신당 창당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대부분 비례대표인 안철수계 의원들의 합류가 불가능 한 점, 그리고 조직과 지역 기반 다지기에 부족한 시간은 걸림돌입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당권파 의원들이 직접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고, 채이배 정책위 의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내분이 재발하면서 바른미래당과 안철수 전 의원 모두 갈 길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