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사실상 탈퇴...더 꼬이는 북핵

이란 핵합의 사실상 탈퇴...더 꼬이는 북핵

2020.01.07. 오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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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 비공개 핵시설 폐기·근본적인 비핵화 요구
’이란식 비핵화 실패’, 대북 협상에 영향 미칠 듯
정보당국 "北, 제재-핵 교환 불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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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란 간 갈등이 핵협정 문제로도 옮겨붙는 양상입니다.

이란이 사실상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한 건데요, 이 같은 상황들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북핵 해법을 논할 때 비핵화 사례로 꼽는 것이 이란이나 리비아, 우크라이나식 해법입니다.

굴복과 경제보상 속에 진행됐던 리비아나 우크라이나 해법과 달리 이란식은 제재와 국제사회의 보장 속에서 단계적인 핵 포기와 제재 해제가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핵 해법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권 때 이뤄진 이란 핵 합의를 '역사상 최악의 합의'라고 비판하고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탈퇴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지금의 부패하고 썩은 이란 핵협정으로는 이란의 핵무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합니다.]

미국은 다시 제재를 강화하면서, 핵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포함, 2025년 완전 제재 해제라는 시한 삭제, 지목한 핵 시설뿐 아니라 이란 전역 사찰 등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에 대입해보면, 영변 핵시설뿐만 아니라 비공개 핵시설을 폐기하라는 하노이 회담에서의 요구,

그리고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보다 나아간 근본적인 비핵화 요구 등이 겹쳐 보입니다.

카다피 제거로 끝난 리비아식 비핵화 사례를 북한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이란 간 갈등으로 결국 깨져버린 이란의 사례까지 추가되면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하노이에서 제안했던, 제재와 핵을 교환하는 방식의 협상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문정인 대통령 특보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문정인 /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하고 그 과정에 있어서 핵 군축협상에 사용하는 많은 방법들을, 가령 평화체제를 만드는 일이라든가, 주한미군의 점진적 감축이라는 것을 북한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하나의 협상 카드로 쓴다든가….]

하지만, 미국의 정책 우선 순위가 중동으로 향할 경우 북미 협상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고,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하며 정면돌파를 고수할 경우 마주앉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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