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 '더 나은 길' 갈 수 있어...어서 만나자"

비건 "北, '더 나은 길' 갈 수 있어...어서 만나자"

2019.12.16.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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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북측과 대화하기 위해 왔다"
이도훈 "北 모든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
비건, 조세영 1차관 접견으로 오전 일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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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의 이른바 '연말 협상시한'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약식 회견을 열고, 북측 대표를 향해 '당신은 나와 어떻게 접촉하는지 알고 있다, 어서 만나자'라고 말했습니다.

현장에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장아영 기자!

비건 대표의 대북 메시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번 약식 회견은 스티븐 비건 대표가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리 준비한 글을 읽는 형식으로 북측에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 온 것은 북측과 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협상의 문을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우방국에 대한 적대적인 말을 쏟아내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담화를 내놓는 북한 당국자들이 우리를 알고, 우리도 그들을 알고 있다며 지난 평양과 뉴욕,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 회담을 열거하기도 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특히 북한이 계속해서 연말시한을 강조하고 있는데, 미국은 협상 시한이 아닌,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길'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함께 '더 나은 길'로 갈 수 있다며 특히 북측의 협상 대표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빨리 만나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스티븐 비건 / 美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 오늘 다시 한 번 직접적으로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다음과 같이 발언하고자 합니다. 이제 우리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수행해야 될 때입니다. 이제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제가 한국에 온 만큼 북한이 미국을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 크리스마스는 성스러운 평화의 계절을 의미한다고 말하며 회견을 끝맺었습니다.

이도훈 본부장은 4달 만의 비건 대표 방한은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면서 협상이 재개되면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앵커]
비건 대표, 어제 입국해서 2박 3일 일정을 진행하고 있죠?

[기자]
네, 비건 대표는 오전 9시쯤 외교부 청사에서 조세영 1차관을 접견하고,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회담을 했습니다.

조 차관은 비건 대표가 취임 이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해 왔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한미동맹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습니다.

이도훈 본부장과의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는 9시 20분쯤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됐습니다.

이어 11시부터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했습니다.

접견은 모두 비공개로 이뤄졌는데, 북한의 동창리 중대 시험 도발과 담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는 건 1년 3개월 만으로,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접견한 뒤 처음입니다.

북한은 이달 하순에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중대 결정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이번 대북 메시지 발신에도 불구하고 비건 대표가 내일 일본으로 떠나기 전까지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은 현재로써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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