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늙다리" vs "로켓맨" 말폭탄 돌리는 북미

[이슈인사이드] "늙다리" vs "로켓맨" 말폭탄 돌리는 북미

2019.12.06. 오전 11:2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비핵화 연말 시한은 다가오는데 북미관계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자 북한도 하루 만에 되받아쳤고 지금 발언 수위도 올라가고 있는데요. 북미 간에 다시 등장한 로켓맨 늙다리 표현들 어떻게 봐야 될지 이분과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사님, 나와 계시죠?

[홍현익]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세요. 발단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런던.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시작된 겁니다. 필요하면 무력을 쓸 수도 있다. 뉘앙스는 다르지만 로켓맨 이런 단어도 또 나왔는데 이게 돌발 발언일까요, 아니면 계획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일까요?

[홍현익]
북한이 계속적으로 단거리 발사체들을 발사하는데 미국 내부에서는 분위기가 안 좋을 거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발언을 자제해 왔는데 이것을 작정하고 했다기보다는 기자가 물어보는 말에 대답을 하면서 미국 국민들을 향해서 내가 다 대책이 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도 무력 사용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을 계속 갖고 있으니까 국민들 걱정하지 마세요이렇게 미국 국민들에게 한 얘기라고 보고요.

그런데 이게 단순히 김정은이 로켓을 쏘는 걸 좋아해서 나는 로켓맨이라고 부른다 해서 아주 조롱하는 투로 마치 초강대국 지도자로서 약소국 지도자에 대해서 이렇게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그런 측면에서 얘기를 하면서도 김정은에 대한 신뢰가 있고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이렇게 했기 때문에 김정은을 조롱하는 데 초점이 있는 게 아니라 미국 정부로서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대응책이 있는 것이다. 다분히 원론적이지만 지금 연말까지 북한이 시한을 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얘기이기 때문에 이 발언을 주목하는 거고 또 바로 북한이 여기에 대응해서 또 발언을 했기 때문에 더 주목되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죠. 국내적 메시지임을 주목해서 들으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북한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왔습니다. 북한군 총참모장, 무력 사용은 미국의 특권이 아니다, 이런 얘기를 했고요. 북미 협상을 주도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 불쾌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주목할 만한 게 둘 다 담화가 심야에 나왔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홍현익]
먼저 바로 나온 게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인데요. 이 사람은 한국으로 치면 합참의장이지만 사실은 인민무력부장보다 더 높은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실권이 있어서요. 이 사람이 포병사령관 출신이기 때문에 이 김정은에 대해서 조롱하는 말투에 대해서, 또 북한에 대해서 무력 사용 가능성을 1년 이상 만에 처음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적어도 말로서 대응한 거죠. 그런데 그 내용 자체는 이 사람이 군인이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추상적으로 더 불안함을 가중시키려고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사후행동을 가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에 끔찍한 결과가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전혀 밀리지 않겠다는 거고요. 지금 북미 간에는 미국은 대화를 하자는 것이고 북한은 미국의 태도를 봐서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있으면 대화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대화를 안 하겠다.

오히려 협상을 재개하는 데 있어서 북한이 더 우위에 있다 이렇게 내세웠는데 이 발언이 조금 셌다고 생각했는지 최선희가 어저께 밤에 또다시 얘기를 했는데 여기는 자기들 지도자에 대해서 이렇게 희롱하는 듯한 조롱하는 비유를 한 것에 대해서 우리 인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이게 과연 우발적으로 잘못 나온, 헛나온 발언이라면 넘어가겠지만 이게 의도된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에 대해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게 맞대응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폭언을 하겠다고 했어요. 그 얘기는 지금 미국하고 대화를 하겠다는 얘기를 돌려서 한 거나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또다시 김정은을 조롱해도 북한도 트럼프에 대해서 조롱만 하겠다 이런 얘기거든요.

그 얘기는 어떻게 보면 외교관으로서 대화를 해야 되는데 왜 셈법을 바꿔서 빨리 나오지 안 나오느냐, 이걸 돌려서 한 것이고요.

그다음에 북한 시간으로 밤 10시쯤에 계속 얘기를 해요. 그리고 이게 북한 내부 주민들은 전혀 모르는 내용으로.

그러니까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같은 데는 방영을 안 하고 오로지 조선중앙통신이라고 하는 통신사를 통해서만 나왔는데 이건 외국에서만 듣는 거예요.

[앵커]
워싱턴에서 직접 들어라, 이런 의도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홍현익]
그렇죠.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는 북미관계는 아직까지 지도자 간에 신뢰가 계속되고 협상이 될지 모르니까 아직까지는 돌아오지 못할 선으로 미국하고 적대적으로 가겠다는 그런 뉴스를 전혀 안 주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의 입장은 지금 대화를 기다리고 있는 쪽에 오히려 더 강한 방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타고 그런 건 미국한테 셈법을 바꾸라는 압박이지, 대화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제 최선희 부상의 발언들이라든가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봤을 때 이건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부분이 있다 이런 해석을 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어쨌든 지금 미국에서 새로운 셈법은 안 나오고 있고요. 양쪽 다 발언을 자제하고는 있습니다마는 로켓맨도 나오고 늙다리도 또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이게 협상을 조금 본인 쪽에 유리하기 위해서 하는 신경전 선에서만 저희가 해석을 하면 될까요? 아니면 실제로 조금 긴장이 높아지는 거라고 봐야 될까요?

[홍현익]
트럼프는 국내 여론이라든지 자기의 탄핵 국면 그런 걸 감안하고 미국의 초강대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지금 머릿속으로는 조금 양보적으로라도 타협을 하려고 생각은 하고 있어도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러나 북한은 협상 수단이 오로지 핵밖에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미국이 조금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많이는 아니더라도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서 상호주의적 입장으로 뭔가 태도를 바꾼다면 또 제재를 유도, 완화해 줄 의사를 표명한다면 대화에 나오려고 하는데 서로 간에 지금 트럼프는 국내 정치용으로 쓰는 거고요.

김정은은 그야말로 자기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권력게임을 하고 있는 거다 이렇게 보여지는데요.

제가 볼 때는 단연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핵 문제를 봐온 입장에서 보면 지금 약간 긴장이 오히려 조금 더 고조되면 대화 기회는 생긴다 저는 봅니다.

정면대결 국면은 아직은 아니거든요. 지금 큰일 나겠다,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오히려 대화가 되지 않을까 봅니다.

[앵커]
오히려 긴장 수위가 높아질 때 대화의 물꼬가 터진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는데요.

[홍현익]
거의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냥 이렇게 드러난 상황만 보면 지금 미 국무부 말고 국방부 고위관리가 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대북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 이런 얘기를 해서 자칫 2017년 같은 분위기로 돌아가는 거 아니냐, 일각에서는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홍현익]
이분이 국방부의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하이노 클링크라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은 국방부를 대변하기 때문에 다분히 원론적인 얘기였지만 지금 시점이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이라서 우리가 주목하는데요.

군사적 옵션은 결코 철회된 적이 없다. 그게 워낙 아주 원론적인 겁니다. 군사적 옵션이 철회되면 국방부가 있을 필요가 없겠죠.

그러나 그 뒤에 나온 얘기가 국무부 외교관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게 국방부의 임무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바뀌어서 우리의 대응이 달라지고 국무부의 주도가 어떤 특정한 효과를 못 본다면 우리가 나설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우리가 무력 사용이 가능하다는 걸 아주 추상적으로 얘기를 하면서 국방부 관료로서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보고요.

또 하나 주목되는 게 한미 공중연합훈련을 취소한 것이 아니라 연기한 것이다. 언제든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방부 고위관료로서 한 얘기이고 북한을 의도적으로 자극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쨌든 박정천 발언이라든가 하이노 칼링크 발언은 군인으로서 원론적 발언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군요.

[홍현익]
최선희 발언이 제일 중요하고요. 최선희는 그야말로 김정은의 분신처럼 대변하고 있거든요.

[앵커]
그리고 실무협상의...

[홍현익]
맞대응 폭언을 하겠다 이건 저한테는 실소를 자아내는데요. 북한이 지금 이제까지 해 온 강경한 자세에 비하면 상당히 외교적으로 뭔가 해 보자는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 제발 고집 좀 그만 부리고 새로운 셈법 좀 가지고 나오세요, 이런 얘기라고 저는 봅니다.

[앵커]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언에서 시작된 북미 간의 말 얘기 나눠봤고 트럼프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에서 보였던 행보도 또 하나 주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원국들 중 방위비를 GDP 2% 이상 낸 정상들에게만 따로 오찬 자리를 가졌어요. 이 모습은 어떻게 보십니까?

[홍현익]
사실 유럽이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 군사안보 위협이 굉장히 줄었잖아요. 러시아가 사실 서유럽을 아주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미국으로서는 우리가 우리나라도 아니고 유럽에 가서 나토군 사령관도 해 주면서 방위비를 많이 담당하고 있는데 당신들은 너무 국방비를 줄였다.

GDP 1% 내외입니다, 대부분. 이를테면 독일은 1.4%. 프랑스가 그래도 많은 편이라서 1.8. 이태리 1.2%, 스페인 0.9%거든요.

그래서 특히 강대국일수록 영국을 제외하고는 다 1% 초반 수준이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나눠서 하자. 이건 우리하고는 다른 문제예요.

우리는 2.6%에서 2.3% 쪽으로 가고 있어요. GDP 대비하면 우리가 유럽보다 2배 이상 쓰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래도 미국의 국가예산도 줄이고 경제적으로 내가 성과를 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GDP 2% 이상되는 영국이라든지 폴란드, 그리스 같은 몇 개국만 모아서 점심 대접을 하겠다 이랬는데 정치적인 행동이고요.

그런데 2024년까지 2%로 다 올리자고 약속을 해서 가고 있거든요, 2024년입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여기서 2%가 아니라 4%로 올려라.

미국도 지금 3.6%인데 그렇게 되면 미국보다 더 올리라는 건데 마치 우리한테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올려달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하고도 방위비 협상이 진행 중인데 연말 타결은 어렵다. 앞서 이런 소식도 전해 드렸거든요.

[홍현익]
연말 타결은 어려울 것 같고요. 연말까지 꼭 타결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필요하면 많이 올려줘야 되고요.

[앵커]
어느 선에서 절충하는 게 좋다고 보세요?

[홍현익]
일단은 연말을 넘겨서 초조한 모습 보이지 말고 원칙대로 하자, 그리고 이 방위비 분담금은 물가상승률만 반영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물가가 굉장히 안정돼 있거든요. 오히려 더 지금 동결 정도가 되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연말을 넘기더라도 자꾸 언론에서 연말 넘기면 어떻게 하냐, 어떻게 하냐 이렇게 하면 오히려 우리 협상력이 낮아지니까 제가 볼 때는 타결이 안 되더라도 합리적으로 해결하자.

그 대신에 저는 좀 획기적으로 미국이 그렇게 2만 8500명으로 방위비가 많이 든다고 생각되면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국방비를 10배 이상 쓴 지가 거의 10년이 됐는데 우리가 재래식 군사력에 있어서는 많이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더 보강할 테니까 주한미군의 일부는 가도 우리가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이러면 미국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다시 생각하게 되거든요.

트럼프가 오히려 철수를 카드로 쓰는데 우리가 카드를 써야 됩니다, 오히려.

[앵커]
그렇군요.

[홍현익]
철수를 요구하면 안 되고 일부 감축. 일부 감축은 우리가 요구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여유 있는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는 게 좋겠다 이런 말씀으로 들립니다.

[홍현익]
초조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홍현익]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