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경원 "美에 내년 총선 前 북미회담 말아달라 요청"

단독 나경원 "美에 내년 총선 前 북미회담 말아달라 요청"

2019.11.27.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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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총선 북풍 우려 "총선 전 북미회담 말라"
"黃 단식 돌입날 방미…비판 무마하기 위한 발언"
"제1야당 원내대표, 북미회담 자제요청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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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주 방위비 분담금 협상차 미국에 갔을 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에게 내년 4월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피해달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며 성과를 강조했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가 미국에 가서 이같이 말한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은지 기자!

YTN 단독 취재 내용인데, 어디서 확인된 거죠?

[기자]
오늘 오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했던 발언인데, YTN이 복수의 참석 의원에게 확인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지난 20일 방미 기간 중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내년 4월을 전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아무래도 내년 총선에 이른바 '북풍'이 영향을 끼칠까 봐 우려해서 그런 것 같다고 복수의 의원은 짐작해 설명했는데요.

나 원내대표는 비건 대표가 미국도 내년 4월 한국 총선을 알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했을 때도 비슷한 요청을 했던 사실도 추가로 취재됐습니다.

한국당 의원의 한 의원은 아무래도 황교안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당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제기된 당내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방미 성과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의원도 원내대표 임기 종료와 패스트트랙 협상 등 당내 복잡한 정치 상황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그래도 제1야당 원내대표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 간 회담을 선거를 위해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게 과연 적절한지는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오늘 의원총회, 사실 선거법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잖아요.

당장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상태라는 얘기인데, 한국당을 빼고 표결을 강행할까요?

[기자]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합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늘 라디오 방송에서 총선 예비후보 등록인 12월 17일 전에는 정치권 전체가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만 수용하면 유연하게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는데, 현재 50%인 연동 비율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당근'과 동시에, 한국당 빼고 표결할 수 있다는 '채찍'도 함께 들었습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합의문을 함께 썼던 야 3당, 지금은 대안신당까지 총 4개 당과 이른바 '4+1 협의체' 회의를 열어 한국당을 압박했습니다.

한국당,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1야당 대표가 목숨 걸고 투쟁 중인데 기어이 부의를 강행하는 건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고도 비판했습니다.

오전 의원총회에서는 의원직 총사퇴나 전원 단식돌입, 총선 거부 등 강경 대응책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교안 대표, 벌써 단식 8일째인데, 의식은 있지만 말을 거의 하지 못하고, 감기 증세에 이틀 전부터는 단백뇨 증상까지 보이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라는 주변 권유가 이어지고 있지만, 황 대표 의지가 워낙 완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대치 분위기 속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사흘 연속 만나고 있는데, 오늘 선거법에 이어 다음 달 2일과 3일, 새해 예산안과 사법개혁 법안이 잇달아 국회 본회의에 오르는 만큼 산 넘어 산입니다.

[앵커]
오늘 청와대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검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인데, 정치권도 시끄럽죠?

[기자]
이번 의혹, 간단히 말하면 경찰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표적 수사했고, 수사의 단서가 된 첩보를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실이 건넸다는 내용입니다.

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청와대가 공권력을 동원해 벌인 희대의 선거 사기 행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자신을 꺾고 당선된 송철호 현재 울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고, 심지어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후원회장이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는데요.

하지만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비위 첩보가 접수되면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관련 기관에 넘긴다면서, 당연한 절차를 마치 하명 수사처럼 보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사건을 총지휘한 황운하 현 대전경찰청장도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청 본청에서 첩보를 하달받았을 뿐, 첩보의 원천이 어디인지, 생산 경위가 어떤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내년 출마를 준비 중인 황 청장은 공천을 대가로 김기현 전 시장을 수사했다는 의혹은 소설이고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당이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낸 상황에서 검찰 수사 진행 상황과 맞물려,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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