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재인 대통령 초청 공개 거절..."참석할 이유 못 찾아"

"文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김정은 초청"
"南 기대 모르지 않아…특사라도 보내달라 청해"
"文 대통령의 고뇌·번민도 충분히 이해"

[앵커]
다음 주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북한이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남북 정상회담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이를 거절했고, 우리 정부를 향해 대미 의존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지선 기자!

북한이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고요?

[기자]
조선중앙통신이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관련 사실을 밝혔습니다.

우선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번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측이 김 위원장의 부산 방문과 관련한 경호와 의전 등 모든 영접 준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놓고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못 올 경우 특사라도 보내달라는 청을 보낸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통신은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와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 남북 정상이 만날 때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정상 간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시점에 형식뿐인 정상 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 하다는 겁니다.

우리 측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김연철 장관이 미국에서 남북 문제를 들고 갔다며 자주성도 독자성도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에 기대다가 낭패를 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주소와 번지수도 틀린 다자협력의 마당에서 남북관계를 논의하자고 하니 의아할 따름이라며,

무슨 일이 잘되려면 때와 장소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한 사회의 반북한 정서도 지적했습니다.

보수세력이 현 정권을 친북이다, 좌파다 하면서 헐뜯는 등, 모처럼 찾아왔던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내고 있는 데도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종이 한 장의 초청으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에 가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물밑에서 오고 간 친서와 특사 요청을 이렇게 공개적인 글로 거절한 북한의 의도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YTN 김지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