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 이혜훈 불러 돈 얘기만...외교적 결례 '비판'

美 대사, 이혜훈 불러 돈 얘기만...외교적 결례 '비판'

2019.11.19. 오후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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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미국과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국회를 상대로 좋게 말하면 전방위적인 로비, 더 나아가 노골적인 압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노골적으로 방위비 인상 얘기를 반복했는데,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정보위원장 자격으로 주한 미국대사 관저를 찾았습니다.

가벼운 인사 자리인 줄 알았는데 해리 해리스 대사는 서론도 없이 방위비 분담금 얘기를 반복했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내야 할 방위비의 5분의 1밖에 내지 않았다면서, 내년에는 50억 달러, 무려 다섯 배 넘게 오른 금액을 감수하라는 취지로 거듭 압박했다고 합니다.

[이혜훈 / 국회 정보위원장·바른미래당 의원](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방위비 얘기할 줄 모르고 간 것 맞고, 좀 당황했던 것 맞죠. 서론은 없었습니다. (50억 달러라는 구체적인 액수를 거론했습니까?) 했죠. 여러 번 했죠. 제 느낌에 스무 번 정도 하지 않았나….]

전날에는 자유한국당 소속인 국회 외통위 윤상현, 산자위 이종구 위원장도 관저에서 해리스 대사를 만났습니다.

함께 나온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한국은 경제 상황이 좋다'면서, 역시 방위비 인상을 종용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압박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는데, 지난달에는 한미동맹은 흥정이나 장사가 아니라고 날을 세운 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방위원장이 관저에 초청받았습니다.

안 위원장은 YTN 통화에서 당시 일정이 있어 가지 않았다면서, 상임위원장들을 관저로 부르는 건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미국 측이 접촉면을 넓히는 사이, 여당 국방위원들은 방위비 인상을 계속 요구하면 국회 비준동의를 거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홍영표 /국회 국방위원회·더불어민주당 의원 : 납득할 수 없는 무리한 분담금 인상 요구는 한미동맹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상임위원장들을 상대로 사실상 질책한 것이다, 물밑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미국 대사가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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