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곧 보자" vs "적대부터 철회"...북미, 3차 정상회담 기싸움 시작

[취재N팩트] "곧 보자" vs "적대부터 철회"...북미, 3차 정상회담 기싸움 시작

2019.11.19. 오전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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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7일 연합공중훈련 연기…"北 성의 보여야"
北김영철 "배려한 듯 생색…평화 보장 안 돼"
"대북 적대정책 철회 전에 핵 협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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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정한 연말을 한 달여 남기고 북미 간 기 싸움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제3차 정상회담이 언급되는 가운데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

한미 연합훈련 연기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나왔는데 딱히 긍정적인 반응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한미가 지난 17일 연합훈련 연기를 발표했죠.

그동안 북한이 연합훈련 강행에 대해 매우 반발해 왔는데요.

한미 국방장관은 이번 결정이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며 협상 재개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틀 만에 북한의 반응이 나왔는데 한마디로 생색내지 말라는 겁니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평화위원회 위원장 담화가 나왔는데요.

김영철 위원장은 여기에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한다고 해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게 아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요구는 군사연습에서 미국이 완전히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중단하는 것이었다고 언급한 뒤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결국 연기로는 부족하고 적대정책으로 대표되는 대북제재 철회를 협상 의제로 올려 받아내겠다는 심산으로 보입니다.

[앵커]
연기로는 부족하다, 그러니까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정치 상황을 이용해서 최대한 많이 받아내겠다.

이런 의도 같은데요?

[기자]
김영철 위원장은 미국이 지금 바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시간을 벌며 잔꾀를 부린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탄핵 정국 속에서 북한을 이용하려 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 셈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노골적인 협박도 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대통령이 1년도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 온 것이라 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입니다.

또 북한과 대화 국면에 재개되면서 평화가 찾아왔다는 건데요.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수 있음을 내비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인 겁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정국에서 북한이 연이어 도발에 나설 경우 그동안 북미 관계 개선을 치적으로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노린 겁니다.

[앵커]
이런 상황을 잘 알아서일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서 곧 만나자 이렇게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의 거듭된 요구에 호응을 할까요?

[기자]
말씀하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한미연합훈련 연기 10시간 만에 트위터에 올라왔습니다.

곧 만나자며 제3차 정상회담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도 앞서 어제 담화를 냈는데요.

북한의 무익한 회담은 안 하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즉 적대정책의 철회 없이는 회담은 없다는 겁니다.

미국으로서는 협상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북한과의 회담이 당장 어떤 돌파구가 될 수는 있지만 영변 핵시설과 대북제재를 맞바꾸는 거래는 이미 하노이에서 한 번 실패를 했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깜짝쇼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칫 북미 간 합의 내용이 부실할 경우 여론의 역공을 맞을 수 있어서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은 정작 섣불리 마주앉지 않겠다라고 하면서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죠?

[기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언급한 내용입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한 당국의 생각을 드러낸 겁니다.

기사는 아니고요, 필자가 의견을 개진하는 코너입니다.

여기에서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지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밖에 없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그려보곤 한다며 글을 마쳤습니다.

결국 적대정책 철회하는 안을 들고 오면 제3차 정상회담이 가능하고 그 경우에 평양에서 회담을 개최할 수 있음을 직접 드러낸 겁니다.

그동안 북한이 평양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북미 관계 개선이 평양에서 이루어져야 마침내 이겼다고 선전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겁니다.

연말까지 시한이 촉박한 만큼 평양이 비교적 통제가 쉽기 때문에 평양에서 개최할 경우 사전 준비에도 용이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보도는 그런 생각을 처음 대외적으로 드러냈다고 볼 수 있는데 그전에 북한이 가용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이 이에 호응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지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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