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통합' 문 열자마자 닫힌 이유는?

’황교안·유승민 통화 이후 보수통합 논의 화두로
탄핵 관련 유승민 입장 잘못 알려지며 균열
한국당, 자체 통합추진단장 내정…’나 홀로 속도’
변혁의 통합 불가 선언 강행, 한국당 행보도 영향
보수 세력 간 골 넓어져…선거 연대는 가능

[앵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이자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이른바 '변혁 모임'이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보수 통합 논의가 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통합 논의의 문을 열자마자 바로 닫힌 셈인데요.

보수 세력이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 할수록 어찌 된 일인지 더 멀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김주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보수통합 논의가 본격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부터였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8일) : 우리 실무단이 구성됐고 그쪽에서 연락을 저쪽(유승민 의원 쪽)에 하고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될 겁니다.]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파다했지만, 곧바로 찬물이 끼얹어졌습니다.

두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덮고 가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균열이 생긴 겁니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거짓말을 한다는 강한 어조의 발언까지 내놓으며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당은 자체 통합추진단장을 내정하고, 당내 중진들과 통합 관련 의견 조율을 예고하는 등 홀로 보수통합의 속도를 내왔습니다.

유 의원이 대표로 있는 변혁 비상행동이 한국당과 통합 불가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에는 이런 엇박자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변혁의 총선기획단 단장인 권은희 의원은 한국당에서 통합의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고 보는 유 의원의 속내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권은희 / 바른미래당 의원, 변혁 비상행동 : 자유한국당의 선의와 진정성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이시고요. 개혁보수의 원칙에 대해서 달성해내기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이미 하고 계십니다.]

이처럼 보수 세력 간의 골은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점점 커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변혁 측 역시 통합이 아닌 선거 연대 등 다른 형태의 손 잡기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기고 있는 만큼 물밑 접촉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