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간 김정은..."미국이 주는 고통에 분노"

백두산 간 김정은..."미국이 주는 고통에 분노"

2019.10.16.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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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연군 건설 현장 격려 방문…자력갱생 강조
"美 등 적대세력이 강요한 고통, 분노로 변해"
김정은, 과거 중요 정치 결심 앞두고 백두산 등정
북미 실무협상 재개…'다른 길' 시사해 美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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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미가 스웨덴에서 만난 지 열흘 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미국이 주는 고통에 인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했는데,

협상이 안 되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내비쳐 미국을 압박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년 열 달 만에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첫눈이 내린 백두산을 백마를 타고 달려, 한껏 정치적 위상을 과시했습니다.

각별한 애정을 보여온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찾아서는 미국에 보란 듯 자력갱생을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강요해온 고통이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며 숨을 조일수록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중앙TV : 그 누구의 도움을 바라서도, 그 어떤 유혹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 된다고 하시면서 오직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보도는 지난 2017년 12월, 남북 대화를 시작하기 직전 이후 처음입니다.

김 위원장은 고모부 장성택 처형,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탈상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이나 결심을 앞두고 백두산을 찾았습니다.

북한 협상팀이 치욕스럽다고 한 북미 실무협상 직후 행보인 만큼 협상이 급할 것 없다는 여유를 드러내며 미국을 압박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내부적으로 탄탄한 입지를 강조해 협상이 무산될 경우 얼마든지 다른 길을 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관측입니다.

[김용현 /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매우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차원의 행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 북미 협상 진행 중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낸 것은 예상 밖의 협상 실패로 큰 충격을 받았던 하노이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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