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심전환대출 30%는 중도 포기...간판만 바꿔 또?

단독 안심전환대출 30%는 중도 포기...간판만 바꿔 또?

2019.10.13.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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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정부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신청자가 급격히 몰리면서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거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의 실태를 확인해봤더니 저소득층 중심으로 중도 포기가 대거 속출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신청 금액만 74조 원가량이 몰린 안심전환대출은 지난 2015년에도 두 차례 출시됐습니다.

서민 빚 부담은 줄이고 가계부채의 원금 상환과 고정금리 비중을 높인다는 취지의 정책금융으로, 올해 또 나온 겁니다.

그러나 대출 끼고 집 산 사람들의 빚을 세금으로 탕감해준다는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데다,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 없이 바로 원금부터 갚아야 해 이른바 '가진 사람'만 혜택을 보는 정책이란 지적도 줄곧 제기됐습니다.

[함문자 / 안심전환대출 포기 (지난 2015년) : 원금하고 갚으려면 내가 부담이 너무 커서 할 수가 없어요. 돈이 없어서.]

실태를 추적해보니 우려 그대로였습니다.

2015년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된 지 4년여 만에 대출자 30%는 중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대부분은 저소득층이었습니다.

특히 연 소득 8천만 원 미만의 대출자가 전체 중도 포기자의 90%에 달했습니다.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 원장 : 서민의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을 유지할 수가 없어서 중간에 담보물을 처분한다든지 아니면 다시 안심전환대출을 상환하고 (변동금리로) 갈아탄다든지 하는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문제는 올해 출시되는 안심전환대출입니다.

이번엔 서민형이라며 소득 요건을 부부 합산 8,500만 원 이하로 낮추다 보니, 대출자의 평균 소득 수준은 과거 2015년보다 훨씬 떨어져 대출자들이 중도 포기할 우려가 되려 커진 겁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각자가 원금 상환 부담을 인지하는 것 외엔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난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보완 없이 간판만 바꿔서 다시 재탕 삼탕 내놓고 있는 것은 큰일입니다. 서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가계부채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서민 정책이라는 이름만 내걸고 안이하게 헛돈만 투입할 것이 아니라 실제 서민 부담을 줄여주는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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