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실종이 초래한 양분된 '광장'

정치의 실종이 초래한 양분된 '광장'

2019.10.05. 오후 9: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광장에서의 세 대결 속에 극단적인 대립 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해야 할 정치권은 진영 논리에 매몰된 채 격해진 민심을 부추기면서 정치의 실종,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과 광화문 일대에서 연이어 열린 대규모 집회,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상반된 여론이 극명하게 표출된 장면입니다.

조국 장관을 엄호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서초동 집회를, 조국 장관 파면 여론을 확산하려는 자유한국당은 광화문 집회를 각각 부각하면서 세 과시에 열중하는 모습입니다.

시민들이 연이어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정치권은 갈등 해소는커녕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는 듯한 행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내란음모, 형법 90조 내란선동죄 등을 기초로 해서 불순한 사회혼란 획책 행위에 대해서 경찰이 수사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합니다.]

[김승희 / 자유한국당 의원 : 건망증은 치매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은 가족의 치매를 걱정함과 동시에 조금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국론 분열 속에 국정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 대통령도 이렇다 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정치의 실종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민수 / 국회 대변인 :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는 대의민주주의 포기입니다. 정치 실종 사태를 초래해 국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서상교 / 건국대 초빙교수 : (길거리에) 50만 명이냐, 5만 명이냐, 30만 명이냐, 이런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국민적인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낼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이 실종돼 있다는 게 굉장히 문제입니다.]

여야가 내년 총선을 의식해 지지층 결집에만 치중하며 광장의 목소리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 깊게 드리워진 조국 블랙홀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준영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