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극일' 메시지 文 대통령...역대 대통령은?

펀드로 '극일' 메시지 文 대통령...역대 대통령은?

2019.08.27.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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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방어 훈련이 끝난 날, 문재인 대통령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5천만 원을 넣었습니다. 영상 보시죠.

서울의 한 은행 창구.

손님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펀드를 만들기 위해 은행을 찾아 꼼꼼히 직원의 설명을 듣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도 해보셨습니까?) 없었습니다. 주식도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대통령이 가입한 펀드는 어떤 걸까요?

소재나 부품, 장비 관련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운용보수의 50%를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장학금 등 공익기금으로 적립하는, 일종의 애국 펀드죠.

[문재인 대통령 : 얻어지는 수익의 절반은 소재·부품·장비에 지원하는 것으로 아주 착한 펀드입니다.]

앞서 다른 대통령들도 주식 투자를 메시지 전달에 활용한 전례가 있죠.

고 김대중 대통령, 1998년 외환위기 직후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다들 투자를 꺼릴 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인 건데요, 이듬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펀드 수익률도 꽤 높았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역시 지난 2005년 코스닥 펀드에 8천만 원을 투자했죠.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당시 주가 지표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인덱스 펀드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엄밀히 말하면 펀드가 아닌 공익 신탁이지만, 정부 정책이었던 '청년 희망 펀드'에 자금을 넣었습니다.

다만 이후 기업 총수들이 수십에서 수백억을 따라 기부하면서 '관제' 논란이 일었죠.

이번 펀드 가입 역시 의미가 있겠죠.

청와대는 "일본 경제 보복에 대응해 기술 국산화에 노력하는 기업을 응원하는 민간 노력에 함께하려 펀드 가입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최근 아베 정권 지지율은 더 올랐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아베 정권 지지율이 58%로 지난달 조사보다 5% 포인트 상승한 겁니다.

한국 때리기를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려는 아베 정권의 노림수가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의 백색 국가 배제조치 시행일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추가 제재 가능성 배제할 수 없죠.

다만 일본 제품이나 관광 상품 불매가 이어지는 건 일본으로서도 부담스럽습니다.

실제 8월과 9월 한국에서 오사카에 오는 단체 여행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에서 최대 80% 감소한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있었고요.

또 오사카부의 호텔 22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반 정도는 한국인 투숙객이 이번 달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넘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영채 / 일본 게이센여학원대 교수(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아마 그대로 실행을 하더라도 문제가 되는 게 이게 다시 한국의 제2의 보복 조치로 훨씬 더 불매운동이 강화된다고 생각을 하면 이 부분은 좀 난처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죠.]

물론 우리에게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일 무역 갈등이 우리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일본이 제품 불매와 관광 수요 감소 영향을 받겠지만, 한국 제조업 영향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는데, 우리 정부는 공개된 것보다 더 많은 대책이 있다며 일본 태도가 바뀌기 전까지 '원칙에 입각한 흔들리지 않는 대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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