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 대통령 경축사 비난..."남과 마주 앉지 않을 것"

北, 문 대통령 경축사 비난..."남과 마주 앉지 않을 것"

2019.08.16. 오후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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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도 대화는 기대하지 말라며 남측과 자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

먼저 북한의 비난 내용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는데요,

특히 문 대통령이 강조한 남북 협력을 통한 평화 경제 구상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평화 경제, 평화 체제를 말할 체면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 최근 군이 사들인 전투기와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 중기계획도 언급하며, 자신들을 괴멸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 사이 '대화'를 운운하는 것이 건전한 사고인지 의문스럽다고도 했습니다.

특히 남측이 이번 한미 군사 훈련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대화 국면이 올 것이라는 망상을 한다며, 앞으로 진행될 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기대는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남한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남북 대화 동력이 상실한 것은 남한 당국자의 자업자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는데요.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읽는다, 보기 드물게 뻔뻔스럽다, 웃겨도 크게 웃긴다 등 막말 수준의 비난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앵커]
문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비난 성명이 나온 건데 이례적으로 신속한 반응으로 볼 수 있죠?

[기자]
네, 이런 신속한 반응에는 북한의 실망감이 담겼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어제 경축사를 "태산을 울리고 겨우 쥐 한 마리 잡았다", 즉 크게 떠벌렸지만 결과는 변변치 못하다고 깎아내렸습니다.

문 대통령이 통일과 평화경제 등을 언급했지만,

한미 군사 훈련에 대한 설명이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의지, 대화 제의 등 자신들이 기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의 표시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앞서 한미연합훈련 첫날인 지난 11일에도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는데, 점차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와 마찬가지로 오늘 담화도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에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북미대화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과 대남 정책 전환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측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거명하며 비난한 것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합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화의 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우리의 대화 노력에 호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YTN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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