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 대통령 경축사 비난..."남과 마주 앉지 않을 것"

北, 문 대통령 경축사 비난..."남과 마주 앉지 않을 것"

2019.08.16.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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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한미 연합 연습이 끝나도 대화는 기대하지 말라며 남측과 자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취재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한연희 기자!

먼저 북한의 비난 내용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담화를 통해 비난했습니다.

조평통 대변인은 광복절 경축사가 광복절과는 인연이 없는 발언들이라고 꼬집었는데요.

이어 자신들은 남한 당국자들과 더는 할 말도,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남측이 이번 한미 군사 훈련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대화 국면이 올 것이라는 망상을 한다며, 앞으로 진행될 북미 대화에서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기대는 미리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 연합 훈련과 최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 중기계획도 언급하며, 이는 자신들을 괴멸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남북 사이 '대화'를 운운하는 것이 건전한 사고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남북 대화 동력이 상실한 것은 남한 당국자의 자업자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는데요.

문 대통령이 밝힌 남북 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실현 구상과 관련해서도, 남한 정부가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앙천대소' 즉, 크게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아랫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읽는다, 보기 드물게 뻔뻔스럽다는 등 막말 수준의 비난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앵커]
문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비난 성명이 나온 건데 이례적으로 신속한 반응으로 볼 수 있죠?

[기자]
이 같은 신속한 반응은 북측의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북한은 어제 경축사를 '태산명동에 서일필', 그러니까 무엇을 크게 떠벌렸지만, 결과는 변변치 못하다는 말로 깎아내렸는데요.

문 대통령이 통일과 평화경제 등을 언급했지만, 한미 군사 훈련에 대한 설명이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의지, 또 대화 제의 등 자신들이 기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의 표시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앞서 한미연합훈련 첫날인 지난 11일에도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을 하기 전에는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오늘 담화 역시 의도적으로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모욕하는 최근의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이 담화를 북한 주민이 접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 등 대내용 매체에는 보도하지 않았는데요.

앞으로 북미대화에 따른 남북관계 진전과 대남 정책 전환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담화에서 북측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거명하며 비난한 것에 대해 통일부는 그러한 발언은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 합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해 나간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북측도 적극 호응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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