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더콕] 문무일 검찰총장의 일관된 '처음'

[더뉴스 더콕] 문무일 검찰총장의 일관된 '처음'

2019.07.24. 오후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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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더콕의 주제는 '검찰총장의 처음'입니다.

주인공은 2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늘 퇴임한 문무일 검찰총장입니다.

문재인 정부 첫번째 검찰총장인 문무일 총장은 취임 4일 만에 경찰청을 방문했습니다.

1948년 검찰 창설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문무일 총장은 "검찰과 경찰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데 동반자 관계"라며 상견례 차원에서 만났다고 말했습니다.

문 총장은 퇴임을 하루 앞둔 어제도 경찰청을 찾아 민갑룡 청장과 환담을 나눴습니다.

검찰 수장이 퇴임을 앞두고 경찰청을 방문한 것도 역시 전례 없는 일입니다.

검찰이 수사한 과거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장이 공식 사과 입장을 내놓은 것도 문 총장이 처음이었습니다.

2017년 8월 8일, 문 총장은 인혁당 사건과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검찰이 과오를 저지른 대표적 사례라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과거사 진상조사위원회 활동이 종료된 뒤인 올해 6월 25일에도 검찰 과오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문무일 총장은 과거사 관련 피해자를 직접 만나 사과한 첫 검찰 수장으로도 기록됐습니다.

1987년부터 30여 년 동안 고문으로 숨진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고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를 찾아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2018년 3월, 박정기 씨가 별세하기 넉 달 전이었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도 1980년대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태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자들을 찾아 과거의 부실 수사에 대해 눈물로 사과했습니다.

문총장은 검찰 내부 조직을 개혁하는 과정에서도 전에 없던 시도를 이어갔습니다.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검찰 수사 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수사·기소 여부를 심의할 수 있게 했고 검찰의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상고, 이른바 '묻지마 상고'를 줄이기 위해 형사 상고 심의위원회도 설치했습니다.

이 밖에도 특수 수사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대검에 인권부를 신설하는 등 검찰 권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전례 없는 퇴임식으로 2년의 임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퇴임식은 대검찰청 대강당이 아닌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고 검찰 간부들이 퇴임할 때 당연한 예우로 이뤄지던 일동 기립과 헌정 영상 상영도 없었습니다.

퇴임사도 전날 내부망에 올렸을 뿐 낭독을 하지 않았고, 청사 앞에서의 기념촬영도 없는 퇴임식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날까지도 처음의 기록을 남긴 문 총장.

그의 탈권위 행보는 그가 보여준 처음의 기록에서 일관성을 보여줬습니다.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역할이 미흡했다는 내부평가가 있고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도 있었지만 일관된 탈권위 행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입니다.

이후 윤석열 체제의 검찰에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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