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첫 '국가 추모의 날'...권력 변화는?

北, 첫 '국가 추모의 날'...권력 변화는?

2019.07.09. 오후 12: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어제는 김일성 전 주석 사망 25주년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북한이 올해부터 국가 추모의 날로 지정하고,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열면서 권력 서열을 엿볼 수가 있었는데, 몇몇 인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죠. 김지선 기자!

제일 관심이 쏠린 인물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입니다. 서열이 또 올라간 건가요?

[기자]
먼저 앉은 위치로만 보면 그렇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오른쪽 네 번째에 앉았습니다.

당 부위원장들인 박봉주·리만건·리수용 다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첫 번째니까 왼쪽부터 번갈아가며 서열을 세면 9번째인데, 과거에도 주석단에 앉은 적은 있지만 10위권 내 좌석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앵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위상 실추설도 돌았는데, 실제 직책의 급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직책 변화는 확인 안 됩니다.

통일부는 여전히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장이 우리의 장관급, 부부장은 차관급입니다.

다만 어제 앉은 주석단의 배열이 공식적인 권력 서열이냐는 데는 이견이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내부행사에서 주석단 위치가 실제 권력의 위상과 일치한다는 증거가 없어서 앉은 자리만 갖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이유로 김 위원장과 가까이 앉았을 수 있었다는 건데요.

김일성 주석의 손녀라는 점이 반영됐을 수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오늘 노동신문에도 참석자들이 호명됐는데 김여정 부부장은 한참 뒤에 있었습니다.

호명 순서를 세어봤더니 김정은 위원장을 시작으로 22번째였습니다.

앞뒤로 호명된 조연준과 리병철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들인 점을 보면, 탈락했다는 설은 있지만, 여전히 정치국 후보위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아닌가 짐작됩니다.

물론 실질적인 권력은 얼마 전 국정원이 보고한 대로 당 부위원장급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공식적인 직함과 무관하게 상황에 따라 최고 권력과 가까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권력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에서는 백두혈통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으니 그렇다 치고,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가장자리이긴 하지만 주석단에 앉았네요?

[기자]
최선희 부상의 경우 이미 예상이 됐던 자리 배치입니다.

지난달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 3주년 행사 때 처음으로 주석단에 앉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외교부 차관급이지만, 지난 4월 김정은 집권 2기 국무위원에 진출한 만큼 공식적인 자리 배치도 권력과 가까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여정 부부장과 마찬가지로 실제 권력을 더 높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지난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 옆자리에 타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공을 들이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선, 당장 북미 실무회담을 앞두고 역할이 주목되는 인물입니다.

[앵커]
북한 방송을 보니 사이렌이 울리자 주민들이 묵념하고 버스와 열차도 멈추던데요, 원래 하던 건가요?

[기자]
사이렌이 울린 건 5년 만입니다.

사망 20주년이던 2014년에 했고, 25주년인 올해도 같은 장면이 되풀이되는 겁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올해부터는 국가추모의 날로 특별히 지정했다는 겁니다.

기존에 김일성, 김정일 사망일을 민족 최대 추모의 날로 선전해왔다면 이제부턴 공식 국가 행사로 추모를 공식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앙추모대회나 시간에 맞춰 일제히 묵념하는 모습은 기존에도 하던 것들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매년 자정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던 것과 달리 올해는 한낮에 참배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앞서 국가추모의 날 지정 배경을 두고 개혁, 개방을 앞두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사회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일제히 조기를 게양하고, 추모 사이렌이 울리는 순간을 생방송으로 전해 공식적인 추모 분위기를 더하고 결속을 강조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북한의 권력 변화 짚어봤습니다. 김지선 기자, 수고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