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軍, 해안 감시망 비판 쏟아져...해명에도 의문 여전

[취재N팩트] 軍, 해안 감시망 비판 쏟아져...해명에도 의문 여전

2019.06.20. 오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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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5일 삼척항에 북한 소형어선이 도착하기까지 동해안의 해상 감시망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북한 어선이 내려온 과정과 이에 대한 군의 설명, 그리고 북한 선원의 귀순 과정 등 여전히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세호 기자!

우선 북한 소형 어선이 남하한 과정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삼척항에 도착한 북한 어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한 뒤 11일에서 12일 사이 동해 북방한계선에서 다른 북한 어선들과 합류했습니다.

위장 조업을 위해서였다는 것이 군의 설명인데요, 해당 어선은 12일 9시 동해 NLL을 넘어 남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14일 금요일 밤 9시쯤 삼척 앞 먼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를 하다 이튿날 15일 해가 뜰 무렵 출발해 같은 날 아침 6시 20분쯤 삼척항 부두에 도착했습니다.

배 안에는 4명이 타고 있었고, 지나가던 주민이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동해는 육해공군 그리고 해경의 감시가 삼엄하다가 알려졌는데, 동해 감시망이 완전 뚫린 것은 물론이고 군에 해명 방식에도 비판이 잇따르고 있죠?

[기자]
북한 어선은 무려 사흘 동안이나 동해안을 누비고 다닌 셈인데요, 군은 동해 NLL 인근에 오징어 조업 등을 이유로 북한 어선들이 월선할 수 있어 초계기와 작전헬기, 함정 등 감시 전력 등을 늘려왔습니다.

이에 대해 군은 처음 발표 당시 해상 감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어선이 남하할 당시 파도가 배보다 높았고, 해류에 따라 떠내려오면서, 즉, 표류를 하고 있어 속도가 나지 않아 레이더로 탐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는데요, 이 또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제 YTN이 보도한 CCTV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배는 표류를 한 것이 아니라 엔진 동력을 이용해 내려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표류로 인해 목선을 포착하는데 어려웠다는 군의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군은 배가 발견된 곳이 삼척항 인근이고만 하고, 부두에 배가 왔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군이 해상 경계망이 뚫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을 축소, 은폐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어제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해상경계에 실패했다고 시인하며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고, 오늘 오전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앵커]
그런데 군의 해명 이후에도 여러 의문점이 남아 있죠?

[기자]
우선 북한 선원 4명 가운데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고, 2명은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올라갔습니다.

군을 비롯한 관계 당국은 당초 어선이 귀순 의사를 가지고 남하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현재 2명의 귀순 동기를 보면 한 명은 가정불화로, 다른 한 명은 한국 영화를 보다 적발돼 처벌이 두려워 남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선원들이 삼척항에 도착하기 전 울릉도 근처에 닻을 내렸는데 왜 삼척항으로 다시 향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나머지 북으로 돌아간 2명의 경우 귀순할 의사가 없는데, 어떻게 함께 남하하며 삼척항까지 동행을 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동기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밖에 군은 북한 어선이 내려올 당시 파도가 2m 이상 높아 레이더가 배를 포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지만, 15일 삼척항에 도착할 당시 기상청 자료를 보면, 파도가 0.5m 내외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파악돼, 날씨와 관련한 군의 설명 역시 신뢰성이 의문이 가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국방부 감사관을 단장으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합참, 육군 23사단, 해군 1함대 등 해상 경계 작전 관련 부대를 대상으로 합동조사에 나섰습니다.

이어 합동조사 결과가 나오면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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