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선원, 육지에서 주민과 대화...해상 노크귀순 논란

[취재N팩트] 北 선원, 육지에서 주민과 대화...해상 노크귀순 논란

2019.06.19. 오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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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어선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뒤 주민들과 이야기까지 나눈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군의 해상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과 함께 군이 애초 발표할 당시 상황을 축소,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세호 기자!

북한 어선이 내려왔을 당시 상황을 먼저 정리해주시죠?

[기자]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할 당시 모습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4명이 타고 있는데, 인민복과 군복 하의를 입은 선원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두터운 방한복을 착용했고, 바닷물에 젖지 않게 하려고 비닐에 물건들을 싼 모습도 보입니다.

북한 어선은 지난 9일 함경북에서 출발해 12일 위장조업을 하다 밤 9시쯤 동해북방한계선을 남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선은 13일 목요일 6시쯤 울릉도 동북쪽에 도착한 이후 정지와 기동을 거듭하며 지난 15일 6시20분 쯤 삼척항 방파제 부두 끝 부분에 접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6시 50분쯤 주민이 산책하다 북한 어선과 선원을 발견했고, 대화까지 나눈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선원 4명 가운데 한 명은 북한에서 내려왔고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할 수 있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 합동조사에서 해당 인원 4명은 민간인으로 1차 확인됐지만, 구체적인 신분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군이 지금까지 설명했던 것과는 다르거나 아예 언급이 없었던 부분도 있었지요?

[기자]
군은 처음 설명했을 북한 어선이 발견된 곳은 삼척항 인근이라고만 했고, 부두에 도착했다는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군은 또 북한 어선이 지난 12일 동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오기 시작해 130km를 떠내려 왔다고 밝혔습니다.

떠내려 올 당시 해상초계기와 감시 선박, 해안감시 레이더 등이 작동하지만 전혀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해안 감시망이 뚫린 셈입니다.

[앵커]
여기에 대한 군의 해명은 무엇입니까?

[기자]
군은 북한 어선의 길이가 10m, 높이 1.3m인데 반해 남하할 당시 파도가 1.5m~2m였다며,

배가 파도 높이 보다 낮아 레이더가 포착하기 어려움이 있었다며, 레이더 영상을 돌려보며 관찰한 뒤에야 희미한 표적 정도로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기동을 했으면 잡아낼 수 있는데, 기동을 하지 않고, 해류 정도의 속도로 떠내려 와서 목선인지를 구분이 안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공작원들이 침투하는 반잠수정의 경우는 반사 물질들이 있고, 속도가 있어 오히려 이를 잡는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군의 이같은 해명에도 석연찮은 부분들이 있죠?

[기자]
앞서 군이 북한 어선을 포착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배가 속도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군이 오늘에서야 밝혔듯이 배는 정지와 기동을 거듭하면서 삼척항에 도착했습니다.

결국 표류가 아닌 속도를 내면서 오는 선박도 포착을 못한 셈이 됩니다.

또 반잠수정은 문제없이 잡을 수 있지만, 목선의 경우 탐지하는데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데요,

그럴 경우 목선에 무장 인원을 태워서 내보낼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해상 경계 실패로 규정하고 책임질 부분은 엄정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력 운용 본부의 문제점을 식별해 조기에 보완해야 한다며 장비의 노후화를 탓하기 전에 정상적 대비태세를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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