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패스처럼"...국회 말싸움도 '축구'로

"이강인 패스처럼"...국회 말싸움도 '축구'로

2019.06.15. 오전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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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드컵 결승까지 승승장구한 어린 태극전사들의 활약에 여야 정치권은 '슛돌이' 이강인 선수를 거론하며 장외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알아듣기 쉬운 직관적인 말로 대중에 호소해야 하는 국회에서 축구 용어는 단골 메뉴인데요.

조은지 기자가 찾아봤습니다.

[기자]
국회 정상화를 놓고 싸우는 여야 원내사령탑이 20세 축구대표팀의 핵심 이강인 선수를 물꼬로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이강인 선수의 자로 잰 듯한 패스처럼 적재적소에 정확한 규모로 타이밍을 맞춰 추경예산을 투입하는 역할을….]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자살골 넣는 선수한테 추경 패스를 해줘야 하는 건지 한번 꼼꼼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경선 '최후의 한마디'에서 자신을 선수에 비유해 한 표를 호소했을 만큼 축구를 애용합니다.

[이인영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발끝까지도 바꾸려고 합니다. 정치라는 축구장에서, 레프트 윙에서 옮겨 중앙 미드필더가 되겠습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올해 초 여당을 압박하며, 축구 용어를 써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나경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자신들의 의혹을 덮기만 하면 된다, 뭉개기만 하면 된다…. 90분 동안 침대 축구 하면 몰수패당합니다.]

사실, 정치판의 축구 사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축구가 쉽고 친숙하기 때문인데, 정책을 손쉽게 표현할 때는 물론, 여론전이 필요한 극한의 대결 상황에서 특히 단골로 등장합니다.

선거제도 개혁에 동참하라는 요구에도 축구가 소환됐고,

[심상정 / 정의당 의원 : 침대 축구로 일관하면서 경기 종료 휘슬만 기다리는 것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손질하자면서도 축구 용어가 등장했습니다.

[김성태 / 자유한국당 前 원내대표 : 패스도, 드리블도 안 되는 마당에 원톱 투톱 포메이션만 바꾸는 게 아니라 전술도 훈련 방식도 모두 바꿔야 합니다.]

실제 축구를 즐기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야 의원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국회의원 축구모임은 일본 의원들과도 맞대결을 벌이며 실력을 뽐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정치권의 축구 용어는 침대 축구와 레드카드, 헛발질 등 부정적인 단어가 대부분입니다.

볼썽사나운 판정불복 대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수들처럼 정치권도 정정당당, 페어플레이를 기대해 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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