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이 떠 있는..." 메모에서 드러난 노 전 대통령의 마음

"외로이 떠 있는..." 메모에서 드러난 노 전 대통령의 마음

2019.05.22.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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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10주기를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쓴 메모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노 전 대통령이 각종 회의 때마다 직접 생각을 정리하며 써내려간 기록들로 모두 266건이었습니다.

여러 국정 현안마다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고, 또 외로웠는지 가늠할 수 있는 메모도 있었습니다.

특히 임기 내내 자신을 향해 집요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던 보수 언론을 향한 직설적인 표현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과의 숙명적 대척" 임기를 1년 정도 남긴 2007년 수석 보좌관 회의 중 남긴 메모였습니다. 더욱 직설적인 표현도 있었습니다.

'식민지 독재하에서 썩어빠진 언론'이라고 비판하면서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정부를 방어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또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의 흔적도 발견됩니다. 학벌 사회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애썼던 부분, 특히 교육 정책과 부동산 개혁에서 기득권층의 반발에 격정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선 조세와 교육, 부동산 정책이 미완으로 남은 점이 가장 아쉽다고 적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자필 메모는 그의 성격처럼 직설적이고 솔직했습니다. 참모들은 재임 기간 노 전 대통령이 참 힘들어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메모에도 그런 속마음을 솔직히 밝히고 있습니다. 학벌 사회, 연고 사회에서 외로운 대통령이라고 독백하고 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그는 '야, 좋다'라고 말했었지요?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이었던 강원국 교수의 말과 함께 다시 들어보시지요.

[강원국 / 전북대 초빙교소, 前 청와대 연설비서관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 2017년 5월 24일) : 대통령께서 원래 흥이 좀 많으신 분이시죠. 그게 눌려서 그런데, 그런 게 있으신 분인데, 퇴임사가 원래 대통령마다 다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사를 안 하시겠다고, 봉하에 내려가서 책을 써서 그 책으로 퇴임사를 대신하겠다고, 퇴임사 몇 장 가지고 되지 않는다고, 책을 쓰시겠다고 내려가서 봉하에 내려간 첫 날, 봉하에 도착하자마자 ‘야, 좋다' 그러셨어요. 큰 소리로. 그게 내 퇴임사다. 대통령의 어떤 그런 걸 내려놓고 이제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쓰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왔다고 그래서 ‘야, 좋다' 그러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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