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생색내기"...식량 지원 겨냥, 北 의도는?

"공허한 생색내기"...식량 지원 겨냥, 北 의도는?

2019.05.12. 오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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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리 정부가 인도적 식량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정작 북한은 근본적인 문제 대신, 인도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공허한 생색내기라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한연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북한의 연이은 발사체 발사에도 우리 정부는 식량 지원 카드를 놓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여야가 함께 모여서 협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식량난이라는 북한의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대화 재개의 디딤돌 역할에 대한 기대도 여전한 게 사실입니다.

[이상민 / 통일부 대변인 : 국제기구가 북한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 같은 동포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선전 매체를 통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놨습니다.

대남 선전 매체 메아리는 주변 환경에 얽매여 근본적인 문제들을 뒷전에 밀어놓고, 인도주의 등을 언급하며 공허한 말치레와 생색내기나 하는 것은 남북관계의 새 역사를 써 나가려는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몇 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놓고 남북관계의 큰 전진이 이룩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민심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2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도적 지원으로 비핵화 협상이라는 전략적 문제에 영향을 미치려는 우리 정부의 접근 방식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최악의 식량난이라는 부끄러운 상황이 계속 언급되는 것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라는 겁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인도적 지원 문제로 남북대화나 비핵화 협상의 셈법을 바꾸려는 시도를 차단하고,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라고 봅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개성공단 재가동 역시 미국의 승인을 받을 문제가 아니라며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민족 공조를 앞세워야 한다고 우리 정부를 거듭 압박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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