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민생 투쟁...안철수·손학규 데자뷔?

황교안의 민생 투쟁...안철수·손학규 데자뷔?

2019.05.11. 오후 9:5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거리로 나서 '민생투쟁 대장정'에 한창입니다.

앞서 안철수·손학규 등 정치 선배들이 민심을 공략했던 방법과 비슷한데, 야당 지지층 결집과 대여 공세를 넘어선 때 이른 '대권 행보'라는 눈총도 받고 있습니다.

조은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얼음 국회'를 벗어나 이번 주 부산·경남, PK 지역을 쫙 훑었습니다.

시장을 돌고 지하철을 타는 건 기본 중의 기본, 밀짚모자에 토시까지 끼고 일손을 돕습니다.

황 대표는 연설 중에 눈물도 흘렸고,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7일) : 여러분, 이 말씀들이 다 정말 애국의 마음에서 나온 거에요. 눈물이 납니다.]

때로는 투사로, 정치 신인으로서의 불안감을 지웠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 좌파는 돈 벌어본 일은 없는 사람들이에요. 지금 임종석 씨가 무슨 돈을 벌어본 사람입니까? 싸워 투쟁해서 뺏은 것들이 있는 거죠.]

이런 모습은 지난 대선 직전 120시간을 걸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뚜벅이 유세'를 연상시킵니다.

가방을 메고 대중교통을 타면서 직접 유권자와 만나는 승부수를 던졌고,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안철수 / 前 대선 후보 (지난 2017년) : 청년의 꿈 빼앗는 (청년의 꿈 빼앗는) 3대 비리 (3대 비리) 뿌리 뽑겠습니다.]

더 앞서선 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경기도지사 퇴임 직후 '100일 민심 대장정'으로 단숨에 대권 후보로 올라선 일도 있습니다.

만2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경험한 직업만 93개, '보여주기 쇼'가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에 여론이 요동쳤습니다.

[손학규 / 前 경기도지사 (지난 2006년) : 힘들고 어렵습니다.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어려운 사람들, 서민들의 생활과 안전을 보장해주는 일입니다.]

권위적이고 멀게만 느껴지는 정치인들의 이런 '깜짝 변신'은,

[김무성 / 당시 새누리당 의원(지난 2014년) : 맛은 있다, 국물 같은 건 안줍니까?]

소탈한 인간미를 느끼게 하고, 관심을 증폭시켜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분명 있습니다.

한국당도 황 대표의 민생투쟁과 발맞춰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장외 정치에 대한 우려와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前 원내대표 : (황교안 대표가) 민생 투쟁을 하겠다고 하는데 정확한 표현은 대권 투쟁입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 민심 대장정이요? 제가 15년 전에 했던 겁니다. 지금 배낭만 메고 다닌다고 뭐를 얻겠습니까?]

승부수냐, 자충수냐, 의견이 분분하지만, 보수 진영 유력 대선 주자로 주목을 받는 황교안 대표에게 이번 행보가 '정치 신인' 이미지를 벗는 변곡점이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