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실종...7년 만에 재현된 '동물 국회'

정치의 실종...7년 만에 재현된 '동물 국회'

2019.04.26. 오전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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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시는 보지 않길 바랐던 '동물 국회'가 국회 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 만에 재현됐습니다.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여야 합의 없이 선거제도 개편 등의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려는 여야 4당과, 회의 자체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과 보좌진들이 국회 곳곳에서 격렬하게 충돌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패스트트랙 법안 제출을 막기 위해 자유한국당은 육탄 방어전을 불사했습니다.

"사람 다쳤어요! 사람 죽이겠다!"

"그만해라, 밀지 말라!"

비명이 난무하고, 쓰러진 사람까지, 119가 출동했을 정도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습니다.

국회 의안과를 둘러싸고 들어가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가 안팎에서 쉴 새 없이 충돌했습니다.

[표창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깡패야? 깡패야? 왜 때립니까?]

[신보라 /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밀지 마세요, 여기 미시면 사람이 다칩니다.]

지난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경호권까지 발동했지만, 이런 식의 국지전이 국회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어쩐지 낯설지 않은 풍경.

여야는 지난 2012년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 선진화법을 도입했습니다.

회의장에 출입하는 것을 방해해선 안 되고, 그 목적으로 회의장 부근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지만, 7년 만에 부끄러운 모습이 재현된 겁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방해하면 안 돼. 이걸 방해하지 않으려고 국회 선진화법을 만든 거 아니야.]

하지만 기존 관행을 깨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선거제도 개편을 합의 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면서 야당도 물러설 수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대표 : 불법과 싸우고 있는 것을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 민주당, 또 함께하고 있는 2중대 3중대가 하는 짓을 보십시오.]

민의의 전당에서 대화와 타협은 실종됐고, 고성과 야유, 몸싸움으로 점철된 오늘 우리 정치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하루였습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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