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연설회 '야유 잠잠'...文 정부 향한 맹공

한국당 연설회 '야유 잠잠'...文 정부 향한 맹공

2019.02.21. 오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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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은 오늘 부산에서 3번째 합동연설회를 열었습니다.

직전 대구에서의 연설회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와 일부 후보들의막말로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염혜원 기자!

이번 3차 합동연설회는 앞선 두 번과는 다른 분위기였다고 하는데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연설회에는 2500명 정도의 지지자들이 모였습니다.

앞선 두 차례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는데요.

한국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모처럼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습니다.

태극기 부대의 야유 소리가 확실히 덜 들리기도 했습니다.

합동연설회장은 부산 벡스코였는데요.

앞서 두 번은 김진태 후보 지지자인 이른바 태극기부대가 앞자리를 차지했지만 오늘은 부산 경남지역 선거인단들이 앞좌석에 앉은 탓이 컸습니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야유 탓에 연설도 채 끝마치지 못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번에는 차분히 호응까지 얻으면서 이야기를 끝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두 연설회 분위기를 직접 비교해 보겠습니다.

[김병준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8일 대구) : 대구와 경북의 당원 동지 여러분. 조용히 해 주십시오!]

[김병준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오늘 부산) : 여러분들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 소리로 야유를 덮어주십시오. 누가 이 당의 주인이고, 이 당의 주인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또 저 딴 게 무슨 대통령이냐, 이렇게 말을 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던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도 이번에는 다소 풀이 죽은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전당대회 후보자들과 지지자들에게 사과를 했는데 이 모습도 직접 보겠습니다.

[김준교 /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 후보 (지난 18일 대구) : 저딴 게 무슨 대통령입니까! 수괴 문재인 역시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합니다.]

[김준교 /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 후보 (오늘 부산) : 사려깊지 못하고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우리 당의 축제인 전당대회에 누를 끼치게 되어 죄송합니다.진심으로 깊은 사죄 말씀을 올립니다. (괜찮아. 괜찮아.)]

태극기 부대를 몰고다니는 김진태 후보도 오늘은 다른 지역 지지자들에게는 참석 자제를 당부했다고 말하는 등 전체적으로 연설회 분위기는 자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한국당 전당레이스를 바라보는 우려와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태극기 부대가 한국당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좀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특히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이 한국당에 극우 프레임을 씌우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신들은 미래를 향해 갈 테니 정부와 여당은 그런 프레임으로 과거에 있으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5.18 망언 논란 이후에 계속되어 온 당 안팎의 크고 작은 논란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연설회는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막판 스퍼트를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연설회는 이제 한 번만 남았고요.

TV토론회는 오늘 밤과 오는 23일에 두 차례만 남아 있습니다.

특히 23일부터 선거인단 모바일투표가 시작되는데 그만큼 막판 표심을 잡으려는 후보들에게 오늘은 중요한 자리였던 겁니다.

따라서 후보들은 대부분 당 내분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정부를 향해서 날을 세우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이니 만큼 김경수 지사 판결에 대응하는 여당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여당이 김경수 구하기에 나선 건 문재인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문 대통령은 답을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당권 경쟁에 나선 세 후보 오늘 연설에서 어떤 점에 방점을 뒀죠?

[기자]
황교안 후보는 문재인 정권 비판으로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부산, 울산, 경남의 경제를 망친 것이 문 대통령이라면서 자신이 살려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수통합 등의 기존 이슈는 최소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황교안 /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 부산, 울산, 경남 경제를 망친 주범, 바로 문재인 대통령 아닙니까! (황교안 황교안)]

오세훈 후보도 다른 두 후보와의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여당이 공격포인트로 잡은 탄핵 불복 정당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는데요.

오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안 먹었다는 말로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냐면서 과를 인정해야 박 전 대통령의 공도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 국민은 탄핵을 역사적 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와서 "탄핵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우리는 바로 '탄핵 부정당'이 될 것입니다.]

김진태 후보는 선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면서 더 많은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자신이 대표가 되면 계파는 없어지고 보수 우파만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진태 /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 : 진짜 태풍이 진태입니다. 분위기 바뀌었습니다. 판 뒤집어졌습니다 여러분.]

[앵커]
환경부 문건 논란도 새로운 불씨로 떠올랐는데 야당은 공세를 어떻게 이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당은 환경부 문건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5.18 망언 논란으로 수세에 몰린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어제 청와대가 환경부 문건은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체크리스트였다라고 밝혔는데요.

이를 두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내가 하면 체크리스크고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끝이 아닐 거라는 의심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검찰이 더 엄중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이미 여야가 합의한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 관련 국정조사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정부와 여당의 환경부 문건 대응이 박근혜 정부 때와 너무나 닮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는데요.

국정농단의 큰 책임이 있는 한국당에서 이제 와서 탄핵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켜야 할 집권여당은 판결에 불복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거대 양당이 샴쌍둥이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방어막을 치고 있습니다.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 의혹과는 본질이 다른 문제라는 청와대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한 건데요.

박주민 최고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서 대통령의 인사를 위해서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에 대해서 평가하는 작업은 어느 정권에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을 표적으로 해서 불익을 주려고 한 과거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같은 것이라는 건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염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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