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5.18 망언이 해석의 문제? 해석 아닌 선동의 문제”

전우용 “5.18 망언이 해석의 문제? 해석 아닌 선동의 문제”

2019.02.11.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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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5.18 망언이 해석의 문제? 해석 아닌 선동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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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2월 11일 (월요일)
■ 대담 : 전우용 역사학자



전우용 “5.18 망언이 해석의 문제? 해석 아닌 선동의 문제”

- 5·18 망언, 인간 상식인 인지상정에 어긋나는 반응... 아이들한테도 부끄러운 반응
- 상식적 보수라면 그런 반응 보일 리 없어, 건강한 보수라면 상식 이하 이야기들과 거리 둬야
- 덜어내야 할 생각을 현실 정치에서 걸러내는 것이 정치, 오히려 결탁하려는 게 문제
- 사실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면,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선동의 문제
- 비합리적 몽상들을 국회 스피커 이용해 사회 전체로 확산, 가볍게 볼 문제 아냐
- 반나치볍? 꼭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 우리 사회가 몰상식한 주장들 걸러낼 정도의 건강성은 있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그 파장이 상당합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극우 논객 지만원 씨는 또 다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죠. 공청회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 역시 여기에 동조하는 발언을 쏟아내서 뭇매를 맞고 있는 실정인데요. 논란이 거세지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하면서 역사적 사실에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했죠. 또다시 논란인 ‘5.18 망언’ 관련 역사학자인 전우용 교수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 전우용 역사학자(이하 전우용)>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오늘 교수님 SNS를 통해서 여러 의견을 줬던데, 인간의 말이 아니다, 이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어떤 의미입니까?

◆ 전우용> 우리가 뷔페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다가 실수로 남의 옷에 국물을 조금 흘렸다고 하면, 뭐라고 할까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하는 게 상식적인 사고와 태도잖아요? 하다못해 실수로 한 일에 대해서도 그러는 건데, 아이들한테 부끄러운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그것을 가지고 사과도 아니고, 아픔을 주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현한다. 남 얘기를 하는데, 글쎄요. 그건 벌써 인간의 상식에서, 그것을 인지상정이라고 하잖아요. 인지상정에 어긋나는 반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동형>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적으로도, 법적으로도 사실 이미 정의가 끝난 사안 아니겠습니까?

◆ 전우용> 사실 자체가 덜 밝혀진 부분이 있죠. 지난번에 의혹으로 제기되었던 공군기 출동 의혹이라든가, 헬기에서 이른바 난사했던 사안이라든가, 몇 가지 부분은 아직도 불분한 채로 남아있기는 하죠.

◇ 이동형> 그래서 이 정부에서 5·18 진상규명회를 다시 꾸려서 조사한다는 입장이고요.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른바 망언을 했습니다만, 5·18 같은 경우에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이었던 신한국당이죠? 김영삼 정부 때부터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된 것 아니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수 진영, 보수 진영 전부 다는 아니겠습니다만, 이렇게 5·18 운동을 부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전우용> 저는 상식적인 보수라면, 그런 반응을 보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은 조금 이미 우리가 다 밝혀진 사안이고, 게다가 상식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북한군이 600명씩이나 광주까지, 철통같은 계엄 상태에서, 발각되지 않고 광주에 잠입해서 폭동을 선동하고, 이랬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사실은 보수 진영이라기보다는 상식 이하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건강한 보수라면 그런 상식 이하의 이야기들과는 거리를 둬야죠. 그런데 그 상식 이하의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을 지지기반으로 끌어안으려 하다 보니까 보수 자체가 상식 이하라고 하는 평가를 받게 되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상식 말씀해주셨는데, 상식적이지 않은 주장을 하는 이유는 결국은 지금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고, 그래서 그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발언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 전우용> 그렇다고 봐야죠. 그러고 말고는 이해할 수 있겠으니까 본인들 스스로 다 결의하고 해서 이게 민주화 운동으로 정리된 거잖아요? 정리된 사안을 국회 내에서 그와 같은 반대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반대되는 이야기를 끌어안고 마치 그것이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이야기인 것처럼 하는 것은 지금 이 작가님이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덜어내야 할, 어느 시대에나 상식 이하의 발언을 하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있었죠. 그런 것들을 현실 정치에서 걸러내고, 덜어내는 것이 정치의 모습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과 결탁하려고 하는 것. 그런 것을 끌어안으려고 하는 것. 이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 이동형> 논란이 커지자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 말이 더욱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중해야 한다. 물론 역사라고 하는 것이 해석의 학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만, 과연 5·18을 이 말에 빗댈 수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도 계신데, 역사학자의 입장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전우용> 사실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죠. 당연한 얘기죠.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데, 문제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사실 자체가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들면, 그건 해석의 문제가 아니고, 그야말로 선동의 문제인 것이죠.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일본군이 계속해서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적이 없다고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이것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해석이 아니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 측이 일부 사실을 누락시키거나 인정하지 않으면서 왜곡하는 문제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우리가 역사 왜곡이라고 하잖아요. 사실을 왜곡한 상태에서는 사실 자체가 나올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 문제를 마치 사실에 대한 해석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죠. 사실에 대한 해석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왜곡하고 날조하는 문제죠.

◇ 이동형> 이런 발언이 나오자 인터넷에서는 그렇다면, 나치의 범죄 행위도 다양한 해석의 범위에 넣어야 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 전우용> 당연히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죠. 사실 자체가 이미 밝혀져 있고, 게다가 북한군 개입설 같은 경우는 사실 여부로서 이야기하기에도 부끄러운, 황당한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무슨 사실에 대한 해석의 문제로 바꿔치기 해버리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죠.

◇ 이동형> 5·18 북한군 개입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사실에 어긋난다고 전 교수님이 몇 번 주장하셨고, 이것은 법원에서도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이고, 당시 신군부 세력.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경우도 그런 일이 없다고 얘기했는데.

◆ 전우용> 이제껏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죠. 누가 몽상 비슷한 이야기를 퍼뜨리기 시작했고, 일부에서 그 얘기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사진이 누가 동일인물이라고 제시한 것도 다 아니라고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그게 사회 일각에서 퍼져나가는데, 사실은 그런 음모론, 몽상적 사고, 생각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어요. 계속 말씀드리지만, 그런 생각, 그런 비합리성이라고 하는 것이 현실 정치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걸러내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이어야 하죠. 거꾸로 그런 비합리적 몽상들을 국회에서, 일종의 국회의 스피커를 이용해서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조금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죠.

◇ 이동형> 그런 비상식적 주장을 한 지만원 씨를 초청했단 말이죠, 공청회에. 초청했고, 또 지금 자유한국당은 지금 얘기한 5·18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범위에 넣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전우용> 넣을 수야 있겠죠. 그거야 그렇게 넣어서 정말 그런 의혹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풀어줄 수 있으면, 그것은 진상조사 범위에 넣을 수 있을 거예요. 문제는 진상조사 결과 아니라고 한다고 인정하겠느냐 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이고요. 그리고 그것을 진상조사 범위에 넣는 것과 그 확인되지도 않고, 확인하기도 확인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그 설을 국회에서 마치 사실인 것처럼, 또 사실의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처럼 유포하고, 퍼뜨리면서 그에 입각해서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은 정치권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죠.

◇ 이동형> 정말 그게 진상조사를 위해서 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목적을 이용해서 의혹을 부풀리기 위해서 하자는 것인지, 이런 것도 살펴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전우용> 당연히 그렇겠죠.

◇ 이동형> 문재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3명 중 2명에 대한 임명을 거부했는데, 이 결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전우용> 평소에 했던 발언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평소에 했던 발언 자체가 근본적으로 상식 이하의 선에 해당하는 주장을 해왔던 사람들이 들어와서 진상조사를 방해했던 사례들은 우리가 세월호 특조위에서 보지 않았습니까? 그런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또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중대한 역사 왜곡을 처벌하는 법률 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독일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독일처럼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한 반나치법안이 필요하다, 이런 입장인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 전우용> 독일인들이야 워낙 큰 인류사적 죄를 지었고, 그로 인해서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 워낙 크니까 그렇게 배우는데, 그게 보편적인 법은 아니거든요. 우리 정치권이 정말 반인륜적이고, 몰상식한 담론들, 사회 일각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이런 것들과 거리를 두는 건강한 정치를 한다면, 굳이 필요한 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이걸 정치권에서 끌어안으면서 점점 몰상식한 담론들을 사회로 더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답답한 마음에서 한 얘기겠죠. 꼭 필요한 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이동형> 그렇습니다만, 일각에서는 우리가 반민특위 실패 이후에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과연 다른 나라에 이런 사례가 있느냐, 그래서 강력한 법률이 필요하다, 이런 주장도 있는 것 같아요.

◆ 전우용> 뭐 그럴 수도 있겠죠. 워낙 우리가 겪은 역사가 그렇기는 하니까. 그런데 그런 담론, 그런 주장, 그런 헛소문, 이런 것들을 법으로 처벌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사회적 논의를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다 법으로 해야 하느냐, 이런 부분이 나오겠죠. 자정 노력이 필요하고요. 사회에서 그래도 안 된다면, 혹시 그런 법이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가 그런 몰상식한 주장들을 걸러낼 수 있을 정도의 건강성은 있다고 봅니다.

◇ 이동형> 약간 다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올해가 3·1 운동 100주년입니다. 2·8 독립선언 100주년이기도 하죠. 과거에 독립운동은 했습니다만, 월북했다든가, 혹은 좌파 운동가들이 있지 않습니까? 대표적으로 약산 김원봉 선생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이분들에 대해서 훈장을 추서한다든가,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가요?

◆ 전우용> 그 이야기는 전에도 나왔었죠. DJ 정부 때도 나왔었고요. 일부가 그렇게 해서 추서된 사례가 있는지, 그때는 그렇게 제가 알고 있었는데, 확실치는 않은데요. 분단 이전의 일이잖아요. 분단 이전에 일이었고, 분단 이전에 남보다 더 치열하게 독립을 위해서 싸웠던 분들이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해서 독립유공자로 빼야 하느냐, 이것은 고려해볼 문제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뭐냐면요. 월북한 사람들은 사실 북한에서 처리할 문제죠. 북한에서 표창을 했거나 유공자로 포상을 했는데, 그 가족들, 유족들이 남한에 남아있거나 이런 경우가 생겼을 때는 오히려 차별 대우를 받는 면이 있었잖아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표창하는 것보다는 후손들이 남아있을 경우에 포상을 그동안 차별대우했던, 거의 연좌제처럼 했던 문제들을 풀어주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 전우용> 네.

◇ 이동형> 지금까지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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