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빙상연맹, 성폭력 의혹에 면죄부 "덮기에 급급"...버젓이 활동

단독 빙상연맹, 성폭력 의혹에 면죄부 "덮기에 급급"...버젓이 활동

2019.01.12. 오후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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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쇼트트랙 조재범 전 코치가 국가대표팀을 맡은 건, 5년 전 전임 지도자가 성폭력 의혹으로 직위 해제되면서입니다.

당시 논란이 뜨거웠지만 빙상연맹은 은근슬쩍 조사를 마무리한 뒤 아무런 징계도 주지 않은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당 코치는 지도자 활동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은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14년 1월 10일 YTN 방송 내용 : 지난 2012년 여름, 한국체대 쇼트트랙팀 코치 A 씨는 자신이 지도하던 여자 선수를 본인의 천호동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추행을 시도했습니다.]

5년 전 YTN은, 성폭력 의혹을 받는 코치가 대표팀 지도자에 발탁돼 소치올림픽 선수단을 이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당시 피해 선수는 지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고, 자신의 관리자인 한국체대 교수가 "네가 참으라"며 문제 제기를 막기도 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YTN의 보도가 나가자 빙상연맹은 당일, 해당 코치를 태릉선수촌에서 내보내고 진상 파악에 돌입했습니다.

과연 철퇴가 내려졌을까, YTN이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당시 빙상연맹은 황당하게도 '당사자인 선수와 지도자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해 더 이상의 조사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당 코치를 대표팀에 추천한 연맹 관계자들이 참고인으로 사실상 '셀프 조사'를 했고, 당시 보도된 카카오톡 증거는 조사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팀을 안정시키는 게 최우선이라 퇴촌과 직무정지 조치를 했을 뿐, 성추행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겁니다.

결국, 해당 코치는 성폭력 의혹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후 불거진 스포츠도박 문제로 영구 제명 조치를 받았지만, 그마저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3년 자격정지로 줄면서 현재 목동 빙상장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 1월 23일 YTN 방송 내용 : 성추행 파문으로 공석이 된 장비 코치에는 심석희의 은사인 조재범 코치가 선임됐습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빙상연맹의 면죄부가 끊이질 않는 빙상계의 성 추문 논란을 키운 건 아닌지 곱씹어볼 대목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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