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남북, 65년 만에 GP 상호 방문..."철수 확인"

[취재N팩트] 남북, 65년 만에 GP 상호 방문..."철수 확인"

2018.12.13.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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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이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처음으로 비무장지대에 있는 전방감시초소, 그러니까 GP를 서로 방문했습니다.

최근 진행한 일부 GP의 철거 작업이 잘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한연희 기자!

먼저 결과부터 살펴보죠.

육안으로도 건물이 사라진 것은 확인되는 것 같은데 실제 철거가 잘 이루어졌습니까?

[기자]
결과부터 말하면 다시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파괴된 것을 서로 확인했습니다.

어제 남북 양측은 각 GP마다 점검반 7명씩을 투입해서 철거한 감시초소에서 모든 화기와 장비가 완전히 빠져나갔는지,

또 지상에 있던 시설물이 완전히 철거됐는지 확인했습니다.

지하 연결 통로와 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물 매몰과 파괴 상태도 확인했는데요.

국방부는 충실한 현장검증을 위해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원격 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장비를 활용해 지하갱도 등 주요시설물의 파괴 여부도 철저히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검증결과와 관련해서도 남북 모두 상대측의 시범철수 GP가 재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파괴된 것을 확인했다,

또 북측 GP의 지하갱도도 매몰 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GP를 서로 방문한 건 65년 만에 처음인데 그 자체로도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검증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전방감시초소는 말 그대로 최전방에서 서로를 경계하는 곳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긴장감이 흐르는 지역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 곳을 양측 군인이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상호 방문한 겁니다.

사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긴 한데요.

최전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어제 검증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합니다.

양측은 GP를 없애고 군사분계선을 관통하는 오솔길 11개를 새로 만들었고,

그 오솔길을 따라 중간에 있는 군사분계선 앞에서 첫 만남을 가졌는데요.

첫 만남만 봐도 어제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제 오전, 상황 잠시 보시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남측 성원들을 안내하기 위해 나온 안내책임자 육군 상좌 리종수라고 합니다. 성함을 어떻게 부르십니까."

"윤명식 대령입니다."

북: "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남:"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남: "지금 이 역사적인 첫걸음을 우리가 같이 떼는 거라고…."

양측은 오솔길을 따라 서로의 GP를 방문해서 모두 비무장 상태로 검증작업을 진행했는데, 철저한 검증이 진행되는 중에도 서로 담배를 권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합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하 갱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청진기 같은 장비를 사용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북측이 불편해하거나 저지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적극적으로 협조해줬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름에는 '비무장'이 들어가 있지만, 사실 지뢰 등 위험 요소가 많은 곳이 DMZ 아니겠습니까?

오솔길을 따라서 도보로 이동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지뢰 같은 위험요소가 분명 있습니다.

국방부 역시 그런 부담이 있었지만,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임무인 만큼 잘 이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통로를 개척하고 또 예행연습을 철저히 진행했다고 설명하고 있고요.

비무장지대를 도보로, 남과 북을 함께 오갔다는 점은 군사적 긴장완화, 또 서로가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청와대에서 생중계 영상으로 검증 장면을 지켜보며, 남북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어제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이번 상호 GP 철수, 또 상호 검증은, 우리 국방부 장관이 말했듯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남북의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그러한 사건입니다." "서로 대치하면서 경계하던 GP를 철수하고 투명하게 검증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 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봅니다.]

[앵커]
어제의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조치가 더 의미 있으려면 후속 조치들이 이어져야 할 텐데요.

비무장지대에 남아있는 다른 감시초소들도 철거될까요?

[기자]
9·19 군사 분야 합의에 따라서 시범적으로 남북 각각 11개씩의 초소를 철거하기는 했지만, 아직 초소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전쟁 이후 우리 측이 60여 개, 북측은 160여 개 GP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1개씩을 철거했으니까 아직 200여 개 감시 초소에서 서로 총을 맞대고 경계하고 있는 겁니다.

실질적인 의미의 비무장지대로 거듭나기 위해서 앞으로 남은 GP도 철거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 군이 한반도 평화 과정을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 나간다면 DMZ가 평화의 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그런 의지 읽을 수 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역시 현장 검증결과를 세밀히 분석해서 나머지 GP 철수 때도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남북 양측은 이미 시범철수 이후에 권역별 GP 철수 단계를 거쳐서 궁극적으로 모든 GP를 철수하는 방안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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