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삭간몰 '사기극' 논란, '가짜뉴스' 논란으로 비화

北 삭간몰 '사기극' 논란, '가짜뉴스' 논란으로 비화

2018.11.14.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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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삭간몰 지역, 즉 황해도 황주에서 미신고 미사일 기지가 확인됐다는 미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는 논란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청와대에서 문제의 미사일 기지는이미 파악하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보도가 가짜뉴스라고 비난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왕선택 기자!

어제 뉴욕타임스 보도를 보면 북한이 대형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 이런 논평을 했거든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짜뉴스다라고 일축을 했는데 이거 어떻게 보면 됩니까?

[기자]
일단 북한이 대형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 것은 제가 볼 때는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말처럼 북한이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습니다.

삭간몰 미사일 기지는 예전부터 존재하던 미사일 기지로 오늘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나온 것처럼 한미 군사당국이 잘 알고 있고 면밀하게 감시를 해 온 대상입니다.

만약에 전쟁이 난다면 황주 미사일 기지는 우리 한국 군과 미국 군에 의해서 폭격이 되는 그런 대상이 되겠습니다. 이것을 또 북한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사기를 칠 이유도 없고 한국과 미국이 사기를 당할 일도 없는 그런 시설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뉴욕타임스 어제 기사를 가짜뉴스라고 하는 것도 제가 볼 때는 좀 과도합니다.

황주에 미사일 기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다만 북한이 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하는 해석이 문제가 되는데 그 해석은 그야말로 오해라든가 무지라든지 편견의 결과일 뿐이지 가짜뉴스라고 하는 것은 제가 볼 때 적절하지 않고. 오히려 비난을 하려면 가짜뉴스보다는 엉터리 뉴스가 더 맞는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일단 이 기지는 파악이 되고 있는 상황인 건 맞고요. 가짜뉴스라기보다는 엉터리뉴스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는데.

[기자]
존재하고 있는데 새롭다고 했기 때문에 그게 틀린거거든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청와대 대변인이 북한이 탄도미사일 폐기를 약속한 것이 없다, 이렇게 얘기했고 미 국무부는 탄도미사일 폐기도 북한이 약속했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어느 쪽이 맞는 겁니까?

[기자]
이게 좀 설명으로 구체적으로 드려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폐기를 약속했다라고 하는 표현에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과도한 표현이다, 이렇게 봐야 되겠습니다. 뭐냐 하면 미국이 지난 6월에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북한에 대해서 탄도미사일 폐기를 요청한 게 사실입니다.

요구를 했는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전체를 폐기하라고 한 게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 시설을 폐기하라고 한 겁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는 북한도 협조적인 자세를 보인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도 폐기를 했고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 발사장도 있습니다. 그 발사장 시설도 폐기하겠다고 이미 약속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전체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없고 이건 가능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된 삭간몰 미사일 기지에 화성-5형 미사일과 화성-6형 미사일이 있는데 이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하고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이게 하나는 300km짜리고 하나는 500km짜리입니다.

이것은 단거리 미사일인데 이건 미국의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그러니까 북한과 미국의 협상 대상도 아니고요.

만약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전체를 다 폐기해야 된다면 우리도 탄도미사일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미사일도 폐기를 해야 되는 그런 논란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무부 입장을 해석을 하자면 탄도미사일 전체가 아니고 탄도미사일 중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또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얘기가 맞는데 탄도미사일 전체를 폐기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국 대륙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사일로 한정하면 맞는 얘기인데 그렇지 않으면 좀 과대 해석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탄도미사일은 여러 가지 복잡한 게 있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하게 표현을 했는데 그것은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를 하는 게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의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이번 보도를 계기로 북한과 대화하면 안 된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지금 사실관계를 모르고 얘기하는 건지 아니면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중단시키려는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왕선택 기자는 어떻게 봅니까?

[기자]
저는 그 두 가지가 동시에 겹쳐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 중에는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긴 하지만 그러나 제가 관찰해 본 결과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지식이 다들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은 언제나 속임수를 쓰고 있기 때문에 대화 상대가 될 수 없다고 하는 확고한 신념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고.

또 과거 남북 대화가 진전되는 상황 또 북한과 미국 대화가 진전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에서는 꼭 대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또 대화를 좌초시키기 위한 그런 작업들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번 CSIS와 관련한 보도 역시 그런 차원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는 북한과 관련해서 대화를 좌초시키기 위한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유출하면서 북한이 속임수와 꼼수를 쓴다 하는 이런 악질 세력으로 묘사하고 이런 식으로 방해를 했는데 예전에는 성공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정보가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무리한 낙인 찍기를 하는 그런 상황이 되겠는데 사실 이 기사를 보면 자료가 된 위성사진이 3월달 사진입니다, 그게.

[앵커]
그러면 북미 정상회담 열리기 이전 사진이군요?

[기자]
북미 정상회담이 6월에 열렸고 3월이면 북미 정상회담이 어떻게 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때 위성사진을 가지고 분석한 내용인데 그걸 가지고 대형사기극을 펼치고 있다고 하는 건 정말 앞뒤가 안 맞는 얘기입니다.

[앵커]
모든 혼란의 시작은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보고서였는데 이 보고서 내용의 신뢰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기자]
이 부분에 대해서 민감하게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세 사람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지프 버뮤데즈, 빅터 차, 리사 콜린즈 세 사람인데. 이 중에서 빅터 차, 리사 콜린즈 이 두 분은 한반도 문제 전체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연구를 하신 건 맞는데 군사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군사전문가는 버뮤데즈입니다.

버뮤데즈인데 북한 군사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신뢰도가 아주 높다, 저는 그렇게 평가하고 있고 제가 읽은 논문이라든가 모든 보도에서 이분보다 더 최고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신 분은 없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 내용도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아주 꼼꼼한 지식을 보여준 것이고 아주 분석도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버뮤데즈는 언론 인터뷰에서 보고서 내용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뉴욕타임스가 선정적으로 보도를 해서 참 유감스럽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또 조지프 버뮤데즈는 주로 유명한 38노스라는 데 주로 기고 활동을 해 왔는데 이번에 38노스도 어제 뉴욕타임스 보도를 독자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아주 맹비난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앵커]
앞서 왕선택 기자가 뉴욕타임스 보도가 가짜뉴스는 아니고 엉터리 뉴스 정도의 표현이 맞다는 얘기를 했는데 사실 뉴욕타임스 하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언론사이기도 하고요.

또 실제로 기사를 쓴 기자도 보면 굉장히 경력이 긴 이런 기자인데요. 이런 표현은 무리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뉴욕타임스는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 언론사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또 데이비드 생어 기자도 1960년생인데 40년 가까이 기자생활을 하신 분들입니다.

특히 그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외교 정책에 대해서 보도를 하시고 논평도 하셨고. 그야말로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의 유명 언론인 중 한 명입니다.

그렇지만 뉴욕타임스 기자라고 해서 세계 각 지역의 모든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특히 한반도 지역에 대한 이해라고 하는 건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미국의 언론인이든 전문가든 한반도 지역에 대해서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을 만나기는 어려운 겁니다.

생어 기자도 역시 실수할 수 있고 한반도 문제를 다 알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에 CSIS 보고서를 보고 아마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편견이 있는 어떤 전문가의 잘못된 안내를 받고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모든 기자는 오보를 할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보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기자는 오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번에 생어 기자도 실수를 했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한국 언론이라든가 지식인 사회도 이제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면 그것이 진리다, 최고의 가치다 이렇게 진리의 기준으로 여기는 태도를 좀 버려야 되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권위 있는 언론사라도 이걸 진리의 기준으로 보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마지막으로 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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