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간 北 남포항으로 간 제주 감귤 “감귤 농가에 윈-윈, 절대 퍼주기 아니다”

12년 간 北 남포항으로 간 제주 감귤 “감귤 농가에 윈-윈, 절대 퍼주기 아니다”

2018.11.12.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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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간 北 남포항으로 간 제주 감귤 “감귤 농가에 윈-윈, 절대 퍼주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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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11월 12일 (월요일)
■ 대담 : 고성준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 부이사장


12년 간 北 남포항으로 간 제주 감귤 “감귤 농가에 윈-윈, 절대 퍼주기 아니다”

- 10kg짜리 2만 상자, 한 박스에 감귤 약 100개 들어가 200만 개
- 1999년부터 12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감귤 남포항으로 전달
- 한 번도 감귤 맛보지 못했던 시민들 반응 확인
- 감귤 까서 세 개씩 낱개로 나눠 주는 것도 봐
- 감귤 외에도 흑돼지 협력사업도 있어
- 제주도 감귤 보내기 사업은 감귤 농가에 도움 되는 윈-윈 사업, 절대 퍼주기 아냐
- 제주도민, 김정은 한라산 방문 이뤄지길 희망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제주산 귤 200t이 북한에 간 걸 두고 정치권은 시끄럽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이 선물했던 송이버섯에 대한 답례 차원이자 북한 주민들이 귤을 맛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보냈다고 설명했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상자에 귤만 있겠나...”라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당 차원에서는 “대북제재에 구멍을 내기 위한 노림수”라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감귤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제주도가 1999년부터 진행돼 왔던 사업으로 귤 말고도 당근을 보내는 등 제주 차원에서 북한 동포 돕기 운동이 다양하게 전개돼 왔다고 하는군요. 이 사업을 오랫동안 진행해 온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 고성준 부이사장 연결해서 관련 얘기 나눠보죠. 나와 계십니까?

◆ 고성준 남북협력 제주도민운동본부 부이사장(이하 고성준)>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이번에 북한에 보낸 귤 200t은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와는 별개로 청와대에서 보낸 거죠?

◆ 고성준> 이번에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9월에 송이버섯 보낸 것에 대한 대통령의 답례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귤 200t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양이 어느 정도 됩니까?

◆ 고성준> 이번에 보도에 의하니까 10kg짜리 박스로 2만 상자라고 하거든요? 대개 10kg들이 한 박스면 감귤이 100개 정도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다 계산해보면 200만 개라고 보이죠. 그러면 예를 든다면, 평양 시민이 300만 명이면, 그중의 200만 명에 하나씩 돌아가는 셈이죠.

◇ 이동형>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사는 게 10kg 되는 겁니까?

◆ 고성준> 박스가 10kg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 이동형> 혹시 지금 시세는 어느 정도 됩니까?

◆ 고성준> 이번에 감귤 구입한 200t이 시가로 4억 정도 된다고 나와 있네요. 물론 좋은 감귤입니다만.

◇ 이동형> 제가 여쭤본 것은 우리가 받은 송이보다는 훨씬 가격이 싸다, 가격으로 매길 때는요. 그런 얘기를 들어서 한 번 여쭤봤고요.

◆ 고성준> 네.

◇ 이동형>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가 그동안 계속해서 감귤을 보냈는데, 중단된 것은 5.24조치 때문에 그렇습니까?

◆ 고성준> 네, 2010년, 앵커께서 얘기했듯이 감귤 보내기는 1999년부터 시작됐거든요? 2010년 2월에 마지막으로 보낸 것으로 5.24 조치로 중단된 겁니다. 저희는 12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보내온 셈이죠. 양은 그때마다, 상황에 따라 달라졌지만요.

◇ 이동형> 그러면 북한은 감귤 재배가 안 되는 건가요?

◆ 고성준> 네, 기후적으로 제주도만이 감귤을 생산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물론 북한에도 과일이 있습니다만, 감귤은 상상할 수가 없죠.

◇ 이동형> 그러면 대체로 북한 사람들은 감귤 맛을 평생 한 번도 맛볼 수가 없겠네요?

◆ 고성준> 저희가 감귤을 99년부터 보낼 때 저희 인도적 요원들이 북한을 방문해서 남포항으로 전달합니다만, 그때 갔다 오신 분들 얘기, 또 저도 가서 확인한 얘기는 정말 한 번도 감귤을 맛보지 못했던 시민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이동형> 어떤 보도에는 그런 게 나오던데요. 북한에서 감귤을 시장에서 파는 사람도 있는데, 한 개, 한 개 낱개로 파는 것이 아니라 밀감을 까서 개수로 팔기도 한다, 워낙 맛을 못 보기 때문에요. 그런 얘기도 제가 들었는데요.

◆ 고성준> 저희가 그동안 감귤을 보내면서 분배 확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분배 확인이라는 차원에서 접해보면 저희가 보낸 감귤을 몇 개씩 그렇게 분배하는 것을 봤죠. 왜냐하면, 탈북자들 얘기에도 보면, 이게 그냥 다 이렇게 전달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수고한 사람들, 예를 든다면 매스 게임에 참여한 어린이들 같은 경우도 주는 경우도 있고, 교원들에게 주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 세 개면 세 개, 이렇게 낱개로 나눠서 주는 것으로 많은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거겠죠.

◇ 이동형>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가 1999년부터 감귤을 북한에 보낸다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봐야겠네요?

◆ 고성준> 저희가 처음은 아니고요. 1999년에 1월에 100t을 보내게 되는데요. 그때는 제주도와 농협이 처음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부터 북한에 인도적 지원이라고 하는 것이 절박한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게 얘기가 되면서 제주 지역, 또 종교계가 중심돼서 북한 돕기 운동을 하게 되고요. 그때 저희 제주도만이 나는 특산이고, 비타민 C가 풍부한 감귤을 보낸다면, 북한 주민들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겠다, 그렇게 해서 시작했고요. 그다음에 본격적으로 6.15 정상회담 이후에 남북 대화,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조금 더 많은 양의 감귤을 보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고 해서 제주도 전체 차원에서 민간단체들, 또는 경제계, 종교계가 합쳐서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라고 하는 것을 만들면서 조금 더 많은 양을 보낼 수 있게 됐죠.

◇ 이동형> 그런데 아까 이사장님 말씀처럼 천안함 사태 이후로 감귤 보내기가 중단됐고, 이번에는 청와대 차원에서 보낸 건데요. 혹시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가 따로 보내는 것을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습니까?

◆ 고성준> 저희는 지금 감귤 보내기만이 아니고요. 저희는 그동안 다른 지원이든, 다른 협력 사업들이 제주도 차원에서 쭉 있어왔거든요? 저희는 2014년부터 제주도정하고 같이 여러 사업들을 북한하고 협력사업을 할 것이 있다고 해서 감귤 보내기 운동이 재개하는 것도 있고, 그다음에 흑돼지 협력사업도 있고, 경제적인 협력사업, 이렇게 다양한 사업들을 묶어서 준비를 해왔는데요. 아시다시피 지금 제재의 분위기고 해서 다른 지자체들도 마찬가지고, 다른 NGO들도 마찬가지로 아직은 협의를 한다거나, 논의를 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것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 이동형> 이사장님도 아시겠습니다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감귤만 들었겠느냐, 이렇게 의혹 제기를 했단 말이죠. 이것 때문에 제주 감귤 농민들 사이에서 비판도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고성준> 저는 제주도의 경우의 감귤 보내기 사업은요. 윈-윈 사업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에도 그럴 수 있겠습니다만, 제주도의 특산 감귤을 보내기 시작한 건데, 그 당시에 감귤이 많이 달려서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1년 내내 감귤 농가가 열심히 해 온 감귤이 제대로 소비자에게 전달도 안 되고, 어려움에 처하는 이런 상황에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감귤 가격을 안정시킨다거나 제주 감귤 농가에 도움도 되어 드리고, 이게 또 인도적 지원도 되고요. 그러니까 이게 윈-윈 사업이었다고 생각해서 감귤은 저희가 운동을 하면서 ‘퍼주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 이동형> 이번에 보내는 200t. 혹시 북한에 200t 보낸다고 국내 소비량이 모자라거나 그렇지는 않습니까?

◆ 고성준> 그렇지는 않죠.

◇ 이동형> 김정은 위원장 답방이 추진될 경우에 제주도가 하나의 후보일 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또 김정은 위원장의 외가댁이라고 할 수 있죠. 제주도민들이 기대를 할 것 같아요.

◆ 고성준> 네, 저희 제주도의 입장이든, 도민의 입장이든, 저희가 통일이 저희들의 소원이고, 통일로 가는 과정의 상징적인 것이 한라에서 백두 아닙니까? 또 제주도와 제일 북쪽이 교류하고, 협력하고, 이어지는 것이 통일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가 그동안 감귤 보내기도 그런 차원에서 해온 것이고요. 제주도에서 여러 남북 회담도 있었고, 행사도 있고, 이랬기 때문에 저희가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성원했던 것도 그런 뜻입니다. 저희들로서는 서울 답방이 있을 때, 이번 대통령께서 백두산 천지를 가셨듯이 저희 한라산을 방문하면서 그야말로 평화가 통일로 이어지는 기대를 내외에 과시할 필요도 있고, 그런 뜻도 있고요. 또 저희 제주도는 아시다시피 ‘세계 평화의 섬’입니다. 평화의 섬을 제대로 역할 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저희 도민들은 제주도도 물론이고, 다 한라산 방문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쭙죠. 이사님, 아까 전에 북한에 감귤 보낼 때 국내 소비가 많이 안 되고 감귤이 남았었다고 했잖아요? 요즘은 어떻습니까? 요즘도 많이 남은 상황입니까?

◆ 고성준> 저희들 그때만 해도 가공시설이 많지가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려웠는데, 요즘은 감귤은 소비자에게, 또 수출도 나가고 있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가공. 그동안 가공 공장들, 가공 시설들이 많아서 감귤이 과잉이다, 그것은 아닙니다.

◇ 이동형> 다른 가공식품으로 많이 만들고 있다, 이 말씀이죠?

◆ 고성준> 그럼요. 농축액도 있고, 주스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 이동형> 알겠습니다. 이사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만 들을게요.

◆ 고성준>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남북협력제주도민운동본부 고성준 부이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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