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선상 합류...한강하구 첫 조사 개시

남북, 선상 합류...한강하구 첫 조사 개시

2018.11.05.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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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이 한강하구를 이용하기 위한 공동 수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첫 조사가 오전에 예정돼 있다가 썰물 때문에 오후로 밀렸습니다.

한강 하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나가 있는 YTN 취재기자 불러 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그곳에서 남북 공동 조사선 그쪽까지 다녀갔나요?

[기자]
지금 저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뻗어 나가는 지점에 서 있습니다.

오늘 조사가 이뤄지는 남북 공동 수역의 동쪽 끝자락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조금 전에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깃발을 단 소형 보트 2척이 지나는 모습이 포착되긴 했는데, 조사선인지 이 지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당초 남북은 오늘 오전 10시에 인천 강화 교동도 인근 강 위에서 합류해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북측이 작은 배를 타고 와서 우리 조사선에 옮겨 타는 방식인데, 썰물 때문에 북측 선박이 제때에 약속한 수역까지 나오지 못했습니다.

북측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오후 2시 반에 다시 만나자고 제안해 왔고, 우리 측 조사단은 그 사이 배 위에서 계속 기다렸습니다.

실제 접촉은 오후 3시가 돼서야 이뤄졌기 때문에, 조사선이 여기에 도착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요즘 해가 짧아서 조사할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 공동 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기자]
이번 수로 조사에는 남북한 양측의 전문가 10명씩 참가합니다.

공동 조사엔 우리 해양수산부의 조사선 6척을 주로 활용합니다.

조사선에는 바다의 적십자기라고 불리는 국제 수로국의 수로 측량깃발을 달았는데요.

조사 구역은 지금 제가 서 있는 김포 반도에서 인천 강화 교동도 서남쪽까지 길이 79km, 면적 280 제곱킬로미터에 달합니다.

남북 조사단은 오늘부터 12월 말까지 3개 구역으로 나눠서 수로 조사를 벌이게 되는데요.

주로 한강하구의 항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유속과 수위 변화, 수중지형 등을 집중 조사합니다.

그리고 1월 말까지 해도를 작성해 국방부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앵커]
남북이 한강하구 공동 조사에 나선 건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죠?

[기자]
1953년 정전 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입니다.

이번 조사는 한강하구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에 의미가 큰 데요.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상, 선박 운항이 가능한 중립지대이지만, 그동안 군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민간선박의 통행을 제한해 왔습니다.

물 때에 따라 수심이 50cm에 불과한 곳도 있기 때문에 항행을 위해서는 수로 조사와 준설이 필수입니다.

남북은 수로 조사를 마치고 내년 4월부터 민간 선박의 한강 하구 이용을 보장할 계획입니다.

한강하구에서 자유항행이 이뤄지면 김포와 강화 지역의 어업과 관광산업 등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특히 강 바닥의 돌과 퇴적물을 퍼내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골재를 공급할 수 있고, 임진강 하류의 수위를 낮춰 수해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남북간 군사 긴장 완화는 물론 그동안 단속이 어려웠던 중국어선의 불법조업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한강하구가 내려다 보이는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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