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이정우 "김수현, 정책실장 곤란, 경제 몰라...개혁적 경제학자 必"

[김호성의출발새아침] 이정우 "김수현, 정책실장 곤란, 경제 몰라...개혁적 경제학자 必"

2018.11.05. 오전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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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이정우 "김수현, 정책실장 곤란, 경제 몰라...개혁적 경제학자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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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5일 (월요일) 
□ 출연자 :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前 참여정부 정책실장)

-고용·경제지표 악화...적극적 재정 확장 필요한 시점
-한국,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국가 부채 낮은 편
-한국, OECD 국가 중 세금 적게 내는 나라
-소득주도성장 올해 연말 효과 미약할 것
-최저임금, 집값문제, 복지증세 등 정부 정책 실행 미흡
-OECD, IMF 등 국제기구, “분배 개선 없이 성장 없다”
-청와대 정책실장, 개혁적 경제학자가 맡아야
-김수현 수석, 경제학 전공 아니라 정책 실장 맡기는 곤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각계 원로들의 탁월한 식견을 통해서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원탁회의 시간입니다. 당장의 시급한 현안의 뿌리 속에 있는 맥락과 본질을 꿰뚫어 보는 시간이죠. 출발 새아침 원탁회의, 오늘은 ‘경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참여정부 청와대 초대 정책실장을 역임하셨죠. 최근엔 토마 피케티 등 세계적인 석학과 함께 ‘2018 아시아 미래포럼’에서 한국 경제의 고민들을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연결하겠습니다.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하 이정우): 안녕하세요.

◇ 김호성: 저희들한텐 실장님 또는 그 이전에 교수님으로 호칭이 편하신 분이신데요. 어제 장하성 정책실장, 그리고 김동연 부총리, 여당 지도부가 고위 당정청 협의를 가졌습니다. 보셨는지요?

◆ 이정우: 예, 조금 봤습니다.

◇ 김호성: 예. 좀 총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정우: 예. 새해 예산을 놓고, 470조 원이죠. 적극적으로 늘린 셈인데요. 이걸 놓고 야당에서는 삭감을 하겠다, 이렇게 벼르고 있고 여당에서는 그것을 지켜야 한다, 이런 배치된 그런 형국입니다. 저는 당연히 적극 재정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요. 지금 경기가 안 좋고 경제지표가 여러 가지로 나쁩니다. 고용지표도 나쁘죠. 그래서 사람들이 이제 경제가 나쁜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말들이 많은데요. 그러나 재정에 관해서 본다면 대단히 적극적인 재정 확장이 필요한 그런 시점이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호성: 지금 매년 예산안 편성 때마다 ‘슈퍼예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인상폭인데 말이죠. 언급하셨습니다만, 안정적인 세수확보, 민생예산 집행의 시급성, 이런 것들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 이정우: 예, 저는 타당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민생이 지금 상당히 어려운 게 사실이고 고용지표 나쁘고 이렇기 때문에요. 재정이 확장기조로 가서 이 어려움을 좀 풀어주는 것이 지금 굉장히 필요한 시점이죠. 그리고 한국의 재정은 국제적으로 비교해서 대단히 건전 재정으로 유명합니다. 그만큼, 그러니까 국가 부채가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굉장히 낮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확장적으로, 즉 재정 적자를 좀 쓰더라도 괜찮은 여유가 있는 얼마 안 되는 나라에 속하거든요, 한국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시점은 확장재정으로 가는 것이 맞고, 저는 정부의 기조가 옳다고 봅ㄴ다.

◇ 김호성: 자유한국당 같은 야당 쪽에서는 그러나 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소득주도성장 관련해서 ‘세금중독성장’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요?

◆ 이정우: 그건 말이 안 되죠. 한국만큼 OECD에서 세금 안 내는 나라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걸 세금중독성장이다, 이런 아주 좀 모진 말을 만들어내서 공격하는데 그건 전혀 말도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렇게 세금이 적은 나라에서 세금을 좀 늘려서 확장적 재정으로 가야 하는데 그걸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고요. 따라서 저는 자유한국당의 그것은 어거지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소득주도성장 관련해서 연말쯤이면 그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장하성 정책실장의 연 중반쯤의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점이 내년 초 정도로 또 약간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사장님께선 어떻게 해석하고 계시는지요?

◆ 이정우: 저는 그런 낙관적인 전망에 대해서는 별로 동의하기 어려운데요. 소득주도성장은 한국이 현 시점에서 꼭 취해야 할 옳은 방향인데,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부가 지난 1년 반 동안 소득주도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저는 좀 유감스럽고요. 그렇기 때문에 그 효과가 얼마 되면 나타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단히 약한 소득주도성장을 했기 때문에 그 효과도 대단히 미약할 것으로 보고,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 김호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의 예를 들어서 말씀해주신다면요?

◆ 이정우: 소득주도성장은 예를 들면 임금주도성장도 그중의 일부입니다만, 최저임금 인상 여기에 많이 주력을 해왔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은 다 아시다시피 플러스 효과와 마이너스 효과가 있습니다. 즉 소득은 늘리는데 그 대신 고용을 좀 줄이는 것이죠. 그런 플러스마이너스가 있기 때문에 크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고요. 그것보다 다른 부동산 투기를 잡아서 집값을 안정시킨다든가, 이런 것이 굉장히 더 중요한 소득주도성장의 수단이 되는데 그 점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의 플러스마이너스보다 몇 배 더 능가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갑을 닫게 만들고 젊은 사람들을 어렵게 하고 있죠. 또 그리고 복지를 대폭 강화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자면 증세가 불가피하고, 우리가 세금을 너무 적게 내는 나라고, 그래서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고 있는 나라인데 여기서 지난 1년 반 동안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저출산 고령화의 이 위험을 돌파할 수 없다는 점을 국민들한테 좀 설명을 잘해서 세금을 더 적극 거뒀어야 하는데 지난 1년 동안 증세 규모가 5조5000억에 그치고 있습니다. 너무 소극적이고요. 그래서 그 정도 가지고는 대대적인 복지 증세가 불가능하니까 복지 증세, 복지 확대란 이 중요한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수단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갑질 문제, 착취 문제 이런 것을 대대적으로 근절했어야 하고 새로 출발했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도 대단히 미온적이라서 중소기업의 소득이 순환하게 하는 그런 매커니즘도 지금 아주 약하게 작동하고 있다. 그렇게 보기 때문에 저는 이 세 가지 소득주도성장의 급하게 했어야 할 이 중요한 세 가지를 실기하지 않았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 점에서 저는 소득주도성장은 방향은 옳은데 정부의 정책 실행에서는 상당히 미흡했다. 그렇게 보는 것이죠.

◇ 김호성: 어제 장하성 정책실장이 한국 경제 언급하면서 ‘근거 없는 위기론’ 이야기했습니다. 오히려 근거 없는 위기론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진단을 했는데요. 앞으로 정책적 기조를 변함없이 밀고 나가겠다, 했는데 지금 이사장님께서 보시기에는 그 기회 자체를 오히려 실기했다는 말씀이시지 않았습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 이런 의견을 가지고 계시는 건지요?

◆ 이정우: 예, 예. 위기론은 여러 번 있었는데 사실 과장된 경우가 많았고요. 이번에도 그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소득주도성장이 옳은 방향인데요. 이것을 국민들한테 잘 설명해서, 왜냐면 새로운 이론이고 새로운 방향이니까요. 그래서 처음부터 잘 설명을 해서 소통을 하고, 세금도 더 걷고 부동산 투기도 보유세를 강화해서 근본적으로 이것을 막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단 말이죠. 그런 점에서 저는 대단히 미흡한 소득주도성장이다. 그래서 효과가 없고 지금 경제가, 물론 경제가 어려운 것은 여러 가지 국제적인 이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점에서도 정부도 좀 부족한 점이 있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 김호성: 결국엔 사람이 일을 해야 할 텐데요. 김동연-장하성, 이른바 김앤장이라는 표현까지 요즘 나오고 있습니다만 투톱 교체설이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이 교체설, 지금 이 시점에 타당하다고 보시는지요?

◆ 이정우: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것도 아는 사람들이라서 제가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데요. 어쨌든 지금 교체설은 제가 언론 읽어보니까 거의 기정사실로 되어 있는 것 같고, 더 이상 저는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 김호성: 예전에 정책실장직을 맡고 계시면서 관료 출신의 경제부총리를 당시에, 구체적으로 김진표·이헌재 이런 부총리들과의 이견, 갈등 이런 것들을 언론상에서 많은 국민들이 봐왔습니다. 비슷한 환경, 지금도 비슷한 환경이라고 보고 계시는지요?

◆ 이정우: 그걸 비슷하다고 비유하는 언론들이 더러 있던데요. 저는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때하고 지금하고 다릅니다. 왜냐면 김진표 부총리하고 저하고 사사건건 불화했다, 이런 언론을 보고 제가 웃은 적이 있습니다. 하도 기가 막혀서 웃었는데, 말이 되지 않죠. 왜냐하면 김진표 부총리하고 저는 1년 정도 같이 일을 했는데 한 번도 불화한 적이 없습니다. 한 건이라도 그런 게 있으면 한 번 내놓으라고 그 기자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정말 불화하지 않고 열심히 두 사람이 할 일 잘했거든요.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불화라고 몰아가고. 그래서 지금 김동연-장하성의 불화에 말하자면 과거 판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데 전혀 틀린 해석이죠. 다만 이헌재 부총리하고 몇 건에서 불화한 적은 있습니다. 의견에 차이가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부동산 문제에서 이헌재 부총리가 양도소득세 중과한다는 것을 발표해놓고 갑자기 끝에 의논 없이 유예하겠다, 이렇게 발표를 했단 말이죠. 그래서 그것은 저는 맞지 않다. 정부가 한 번 약속했으면 약속한 대로 지켜야 한다. 이렇게 원칙대로 어디 다른 데서 청중 질문으로 하길래 제가 답을 한 거죠. 그래서 불화가 생겼는데요. 어쨌든 이헌재 부총리하고는 몇 가지 의견 차이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김진표 부총리하고는 정말 불화가 없었습니다.

◇ 김호성: 이사장님, 보유세 강화하고 세금을 좀 많이 거둬들이고 그 세금을 많이 풀어서 분배를 통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요지의 말씀을 지금 하고 계시는데요. 흔히 일각에서는 성장 없는 분배가 가능하겠냐는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 이정우: 예. 예. 성장과 분배를 보면 항상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엇이 먼저냐, 이런 건데요. 지금은 대세가, 세계 경제학계의 대세 그리고 세계은행, OECD, IMF 모든 국제기구가 공인하는 것이 분배 개선 없이는 성장이 없다, 이겁니다. 분배가 개선되면 성장이 따라올 것이다. 그런 것을 다들 인정하고 있거든요. 한국은 특히 불평등이 심하고 지난 IMF 사태 이후 20년간 양극화가 심화돼 있기 때문에 이런 나라일수록 소득주도성장, 즉 분배를 개선해서 성장을 가져온다. 이것이 대단히 타당한 그런 나라이죠.

◇ 김호성: 경제적 불평등 말씀하시고 그랬는데요. 이 같은 정책적인 실행을 해나가는 데에 있어서 그렇다면 어떤 분들이 향후 정책 일선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구체적인 거명을 하기가 좀 어렵다고 하셨는데 어떤 사람들이 그러면 돼야 한다고 보시는 겁니까?

◆ 이정우: 사람 이름을 들기는 그렇지만, 저는 청와대 정책실장은 개혁적인 경제학자가 맡는 것이 좋다. 경제 전체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개혁적이어야 하고요. 보수적인 경제학자들이 꽤 많지만 그런 사람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다, 이렇게 보고요. 부총리의 경우에는 두 가지가 다 가능한데 개혁적인 경제학자가 들어가는 방법이 있고, 또는 관료 중에서 아주 신망이 두터운, 정말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경제 관료들이 더러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 들어가서 지휘봉을 맡으면 저는 일이 잘 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호성: 정책실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김수현 수석 같은 경우에도 개혁적이라고 보고 계시는 건가요?

◆ 이정우: 글쎄요. 그분은 경제학이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실장을 맡기에는 곤란한데요. 왜냐하면 정책실이 하는 일이 2/3가 경제입니다. 국내 정책의 2/3가 경제이기 때문에 경제를 모르는 분은 정책실장을 맡기가 사실 좀 곤란하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이사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정우: 예, 수고하셨습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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