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사이판 여행객 수송 작전' 오늘 대부분 마무리

[취재N팩트] '사이판 여행객 수송 작전' 오늘 대부분 마무리

2018.10.29.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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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위투'가 강타한 사이판에 고립된 우리 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군 수송기가 투입됐죠.

범정부 차원의 귀환 작전이 펼쳐졌는데요.

오늘부터는 민간 여객기도 본격적으로 운항을 재개해 현지에 발이 묶인 여행객 대부분이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취재기자로부터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태평양의 휴양지가 하룻밤 사이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었는데요.

불행 중 다행인 건, 4천 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는 재난 현장에도 우리 정부의 기능이 작동했다는 걸 텐데요.

가장 먼저 나선 건 공군 수송기였습니다.

[기자]
주말인 토요일새벽 3시 20분쯤 공군 C-130수송기 한 대가 사이판으로 출발했습니다.

사이판에 여행 갔다가 이재민 신세가 된 우리 국민들을 구출하기 위해서인데요.

외교부도 군수송기편에 신속대응팀 4명을 파견했고 식수와 비상식량 등 구호물자를 싣고 갔습니다.

수송기는 태풍으로 폐쇄된 사이판 공항에 비상 착륙한 뒤 고립된 여행객들을 태우고 220km 떨어져 있는 괌으로 실어 날랐습니다.

C-130 수송기의 최대 수송 인원은 114명인데요.

여행객 짐도 있기 때문에 한 번에 80명 정도밖에 태우지 못했습니다.

첫날 두 차례 왕복 운행을 했는데 노약자부터 태워서 161명이 사이판을 빠져나왔습니다.

국토교통부도 민간 항공사와 협조해 어제 28일에 괌-인천 간 여객기 2대를 증편했습니다.

군수송기는 어제도 네 차례 괌을 왕복해서 이틀 동안 488명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앵커]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사이판 공항은 그동안 폐쇄돼 민항기가 이착륙할 수 없었는데요.

군용기는 어떻게 이착륙이 가능했던 겁니까?

[기자]
사이판공항은 태풍 피해로 관제탑이 제기능을 못하고 활주로에 착륙 유도등조차 꺼져 있었습니다.

여객기 이착륙은 불가능한 상태였는데요.

그러나 공군 수송기는 평소 전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해 왔기 때문에 이착륙이 가능했습니다.

관제탑의 유도나 기계 착륙 장치 등 항행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조건에서도 오직 조종사의 눈에 의지해 이착륙 훈련을 해 온 건데요.

특히 이번에 급파된 C-130 수송기는 착륙 후 프로펠러의 추진력을 반대 방향으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일종의 에어 브레이크 역할을 해 줘서 상대적으로 짧은 활주로에서도 착륙이 가능한 기종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행객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사이판 공항의 군용기 이착륙은 해가 떠 있을 때만 허가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사이판 공항이 폐쇄된 건 지난 24일이었는데요.

우리 군 수송기가 사이판에 도착한 건 사흘 만이었거든요.

조금 아쉬운 건 조금 더 빨리 대처할 수는 없었을까, 이런 부분에 아쉬움이 남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태풍 위투가 태평양의 휴양지 사이판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놓은 건 지난 24일이었습니다.

이튿날인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이판에 갇힌 우리 국민을 구해달라는 청원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는데요.

군 수송기가 도착하기까지 사흘은 아비규환 속에 갇힌 우리 여행객들에게는 긴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민항기도 아닌 군용기가 갑자기 다른 나라 영공을 지나서 착륙하도록 조율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외교부와 군 당국이 발 빠르게 물밑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그나마 재난 상황이 벌어진 곳이 우방국인 미국이었고 실제 비행거리도 5000km 이내에 있는 사이판이어서 공군 C-130 수송기 투입이 가능했습니다.

만약에 제3국이었거나 하와이 등 더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면 그나마도 불가능했을 텐데요.

또 인원 수송을 위해 군용기를 투입한 건 우리 공군이 거의 유일합니다.

피해 당사국인 미국도 C-130과 C-17 수송기를 급파하긴 했는데 인원 수송 목적이 아니라 긴급 구호 또는 복구물자 투입용이었습니다.

사이판 관광객이 많은 일본의 경우 군용기 투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고요.

중국은 어제인 28일 사이판 공항의 기능이 복구된 뒤에야 민간 전세기 4대를 투입해 자국민을 수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아직 1000명 넘는 우리 여행객 대부분이 사이판에 남아 있는 상황인데 오늘은 모두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아직 사이판에는 우리 국민 1000여 명의 발이 묶여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부터 민항기 4대가 직접 사이판으로 들어가서 여행객을 이송할 예정인데요.

일단 오늘 투입되는 여객기는 아시아나 여객기가 102석, 나머지 여객기가 각각 189석으로 모두 869명을 태워 올 수 있습니다.

사이판과 괌을 왕복하는 군 수송기도 오늘 네 차례 왕복할 예정이고요.

그래서 오늘 우리 국민 대부분이 사이판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 가운데 외국인도 적지 않고 공항도 완전 정상화된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귀국 상황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어제 처음으로 사이판에 직접 여행객들을 태워온 아시아나 여객기가 투입이 됐는데 모두 258명의 승객 가운데 우리 국민은 90여 명뿐이었습니다.

[앵커]
여행객 수송 작전에 대해서 들어봤습니다.

강정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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