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종전선언 연연 안 해"...협상 앞두고 반격

北 "종전선언 연연 안 해"...협상 앞두고 반격

2018.10.02.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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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종전선언에 대해 굳이 연연하지 않겠다며 달라진 입장을 보였습니다.

종전선언의 대가로 이런저런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 내 주장에 반격을 가한 건데, 본격적인 협상을 앞둔 기 싸움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종전선언은 시대의 요구라며 줄곧 미국을 압박해온 북한이 갑자기 입장을 바꿨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논평을 내고 종전선언은 비핵화 조치와 맞바꿀 흥정물이 아니라며 미국이 원치 않으면 연연하지 않겠다고 맞선 겁니다.

특히 종전선언의 대가로 북한의 핵 신고와 검증, 영변 핵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은 황당한 궤변이라고 일침을 놨습니다.

그러면서 평양 정상선언에서 폐기를 언급한 영변 핵 시설은 북한 핵 계획의 심장부와도 같다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영변 핵 시설 폐기 조건으로 달았던 미국의 상응 조치가 종전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정의용 / 국가안보실장(지난달 19일) : (비핵화의 상응 조치는) 종전선언을 포함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검토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미 협상을 앞두고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미국 내 비핵화 요구에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겁니다.

동시에 미국이 쥔 종전선언 카드의 값어치는 낮추고, 이미 내보인 영변 핵 시설 카드의 가치를 높여 협상력을 키우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북미가 덜 주고 더 받으려 상대의 카드를 평가절하하려고만 할 경우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지금은 협상 초기 단계로서 각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카드를 내밀고 있지만 향후 비핵화 협상 진행 과정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예측 가능하고 수용 가능한 등가성 있는 조치들을 교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는 북미 간 신뢰를 쌓고 평화로 가기 위한 협상이라지만 그 과정에서 치열한 수 싸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김지선[sun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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