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행원 김홍걸에 듣는 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 김홍걸에 듣는 평양정상회담

2018.09.21. 오후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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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송경철 앵커, 최영주 앵커
■ 출연 : 김홍걸 / 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앵커]
2박 3일간의 평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역대 회담에 버금가는 여러 가지 명장면을 연출했죠. 달라진 평양의 모습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언제쯤민족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이 자리에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특별수행원 자격. 시민단체를 대표해서 다녀오셨는데요. 자주 평양은 다녀오셨죠? 그 전에도...

[인터뷰]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2011년 김정일 위원장 조문을 갔었고 금년 7월에 또 방문했었고요.

[앵커]
그래도 이번에 정상회담, 평양 정상회담에 이렇게 참여하신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인터뷰]
사실 이번 정상회담의 좋은 결실은 결국 6.15 때 뿌린 씨앗이 정말 어려움을 견디면서 잎사귀가 돋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그 과정이기 때문에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죠.

[앵커]
이번 평양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최초, 파격 이런 것들의 연속이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나 기억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역시 두 군데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15만 군중 앞에서 우리 대통령께서 연설하신 것.

[앵커]
그제 밤이죠.

[인터뷰]
그리고 어제 백두산에 가서 두 분이 백두산 천지에 내려가서 또 좋은 장면을 연출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아주 뜻깊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능라도에 있는 5.1 경기장에서 있었던 빛나는 조국이라는 집단 체조, 이게 당초에는 이게 체제선전 내용이 많이 들어있지 않느냐 했었는데 실제 보시니까 어떻든가요?

[인터뷰]
체제 선전 내용, 그러니까 우리 측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은 다 뺀 것 같고요. 원래 내용을 뺀 자리에 앞으로 평화, 번영, 공동번영 그런 부분을 넣은 거죠. 문재인 대통령 환영한다는 내용도 넣고.

[앵커]
청와대 쪽에서 설명하기에는 빛나는 조국의 내용이 70%는 바뀌었다, 이렇게 설명을 하던데요. 어떤 평화통일 부문을 좀 더 강조하는 부분이었다고요?

[인터뷰]
그렇죠. 반미니 핵이니 미사일이니 이런 부분은 다 빼버린 거죠.

[앵커]
또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방금 언급해 주셨듯이 대통령이 평양시민 15만 명 앞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좀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인터뷰]
정말 감동적이었는데요. 평양 시민들로서는 남쪽 대통령의 육성을 처음 듣는 거 아닙니까? 거기에다가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도 굉장히 의미가 큰 것이 우리 대통령이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육성으로 한반도에 핵 위협은 없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 게 의미가 으다고 볼 수 있죠. 불가역적 비핵화의 시작이다 이거죠.

[앵커]
반응은 어떻던가요?

[인터뷰]
굉장히 열광적이었고 이렇게 많은 군중이 모인 것을 생전 처음 보기 때문에, 경기장에. 정말 함성 소리, 박수 소리가 천둥치는 것 같았습니다.

[앵커]
이번에 2박 3일 동안의 평양 일정을 쭉 이렇게 하셨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 중 한 곳이 능라도에서 5월 1일 경기장 여기에서 있었던 빛나는 조국. 여기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 장면 이런 부분하고 백두산을 꼽으셨는데요. 백두산은 처음 이번에 북한에서 올라간 것은 처음인 거죠?

[인터뷰]
네. 중국으로 통해서는 가봤지만 북을 통해서는 가본 것은 처음인데 가는 길에 삼지연도 있고 침엽수림도 보이고 해서 중국에서도 올라갔을 때보다 훨씬 더 경치가 좋아보였고 관광자원으로서 앞으로 굉장히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바로 이 장면을 꼽으시네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처음으로 이렇게 손을 맞잡은 장면 그게 길이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히잖아요. 어떻게 그 두 화면을 비교해 볼 때 또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그때는 사실 처음이었고 아무런 의제 조율이나 이런 사전 협의가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그냥 호랑이굴에 뛰어들어가서 정말 6.15 선언을 어렵게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해서 만들어내신 거고 이번에는 훨씬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또 김정은 위원장이 파격적인 결단을 하고 해서 훨씬 수월하게 편하고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칠 수 있었던 거죠.

[앵커]
지금 이 화면 두 곳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 2박 3일 일정을 쭉 소화하시면서 언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시던가요?

[인터뷰]
아무래도 두 분 정상이 손잡는 모습. 나란히 같이 하는 모습을 봤을 때 6.15때 생각이 많이 났죠.

[앵커]
이번에 같이 방북을 하셔서 김정은 위원장도 가까이에서 여러 번 접견을 하셨을 텐데 좀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인터뷰]
제가 대화를 길게 해보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이전의 지도자들과는 다르다. 그러니까 계속 얘기가 나오지만 파격적인 것을 즐긴다하는 거죠. 이번에 제가 놀랐던 것이 능라도 5.1 경기장에서도 사실 그런 군중이 모이면 북한의 경우에는 무조건 최고지도자 한 사람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자신이 잠깐 나와서 소개만 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고요. 그러니까 남과 북이 함께 가야 한다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개별적으로 주고 받으신 대화 중에서도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습니까?

[인터뷰]
제 소개를 하고 7년 만에 지난번에 어머니와 왔을 때 그러니까 7년 전인데 7년 만에 다시 보게 됐다 그 이야기를 하니까.

[앵커]
그때 김정일 위원장 조문 때 가셨던 거죠?

[인터뷰]
네. 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머니 건강을 물어보면서 3년 전에 어머니가 방문하셨을 때는 그때 만나지 못해서 좀 미안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사실 저희 어머니가 서울에서 출발하시자마자 당시 박근혜 정권에서 이분은 그냥 개인 자격으로 가는 것이니까 뭐 개의치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바람에 면담이 무산됐다고 제가 나중에 후일에 들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또 민간교류 차원으로 또 방북을 하셨는데 어떤 분들을 만나시고 어떤 합의들을 이루셨는지요?

[인터뷰]
김영대 민화협의장을 비롯해서 통일전선부 쪽에 대남 사업하는 분들을 몇 분 만나서 얘기를 잠깐씩 나눴고 상당히 이번에 정상인 두 분이 좋은 합의를 했기 때문에 워낙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지난번 갔을 때 조금 조심스러웠던 분위기에서 지금은 좀 더 적극성을 띠는 분위기로 좀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죠.

[앵커]
북한에도 민화협이 같이 있는 거죠?

[인터뷰]
네.

[앵커]
상대방이 북한의 민화협이고요. 앞으로 추가적으로 어떤 대화를 이어가자라든지 그런 합의를 한 것들은 없습니까?

[인터뷰]
이미 합의해서 진행하는 것에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골 봉안 사업이 있고요. 지난번에 갔을 때 구두로 논의하고 최근에 이제 서면으로 원론적인 합의를 했던 것이 있는데 이제 판문점 시대, 평양 선언으로 이어지고 하니까 그 정상들의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민간 차원에서의 논의 그것을 하기 위해서 금강산에서 빠른 시일 내에 사회 각 단체의 모임을 갖자 하는 것을 이번에 구두로도 만나서 논의를 하고 곧 이뤄질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정례적으로 금강산에서 만나게 되시는 건가요?

[인터뷰]
일단 한번 하기로 약속한 것인데 저희 생각은 그것을 정례화해서 할 때마다 조금씩 성격을 바꿔가면서 해 보겠다는 것이죠.

[앵커]
두 정상이 이번에 같이 백두산 정상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민족의 동질성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남북 양측이 정말 영산이라고 생각하는 백두산에 가서 천지물을 마셔보고 하는 것은 우리가 같은 민족이다, 같이 가야 하는 관계다 하는 것을 남북의 동포들에게 보여준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백두산을 등반하시면서 어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으셨습니까?

[인터뷰]
사실 올라갈 때는 처음에는 이거 좀 한참 걸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했는데 그쪽이 오히려 시설이 중국 측에서 올라가는 길보다 더 편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똑같이, 유사한 점은 SUV 같은 산악주행을 할 수 있는 차량으로 길을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고, 끝까지. 북쪽이 좀 나은 점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로 내려가는 것이 허용이 안 되는데 북쪽에서는 보셨겠지만 케이블카로 아직은 시설이 조금 미미하기는 하지만 케이블카가 작은 게 있어서 천지까지 내려갔다 오는 데 왕복 20분이면 되니까요. 그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앵커]
지금 계절적으로 높은 데 있고 그래서 옷차림이 두툼한 옷들을 챙겨입었는데 숨차거나 춥거나 그런 건 못 느꼈습니까?

[인터뷰]
그 정도는 아니고 제가 알기로 지금은 조금 쌀쌀한 정도인데 이제 10월 초순, 중순 들어가야 정상의 온도가 영하로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앵커]
영하는 아니군요, 아직은.

[앵커]
이렇게 천지에서 대통령께서는 한라산 물과 백두산 물을 합수도 하셨는데 직접 천지의 물을 맛보셨습니까?

[인터뷰]
네.

[앵커]
어떠시던가요?

[인터뷰]
정신이 없어 가지고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마셨습니다. 너무 좀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져가지고.

[앵커]
백두산 등반이 정말 깜짝 이벤트였나봐요.

[인터뷰]
그렇죠. 그 전날 오후에 백두산 갈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 얘기가 처음 나왔는데 저녁 때 되니까 확정됐다, 그렇게 소식이 오더라고요. 처음에 갈 때는 몰랐죠.

[앵커]
처음에는 공식 일정에 잡혀있지 않았던 내용이군요.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일정을 좀 공연도 많이 보시고 각종 오찬, 만찬 장소에도 많이 참석을 하셨지 않습니까. 전체적인 일정 중에서 가장 특색 있거나 인상깊었던 장소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역시 5.1경기장이죠. 집단체조. 그러니까 우리 쪽에서는 그런 것은 볼 수가 없는 진귀한 장면이니까요.

[앵커]
앞서 정동영 대표는 숙소에서 아침에 일찍 나가서 굉장히 먼 데까지 평양 시내를 둘러보셨더라고요.

[인터뷰]
대동강변까지 내려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앵커]
평양에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고 하셨는데 과거와 달라진 점이 어떤 것들이 있던가요?

[인터뷰]
저도 좀 느꼈지만 과거의 대북 교류로 수십 번 평양 다녀오신 분들도 얘기가 평양이 일단 고층 건물이 많이 생기고 건물의 색깔 자체가, 도시의 색깔 자체가 달라졌다, 없었던 네온사인도 생기고 정말 고난의 행군 시대에는 페인트도 없어서 우중충한 건물 색깔이었는데 그런 것도 바뀌고. 그러니까 사람들 표정까지 모든 것이 활기가 넘치고 밝게 바뀌었다는 것이죠.

[앵커]
정동영 대표는 앞서서 기수를 돌렸다, 이런 표현을 쓰시더라고요. 완전히 남쪽으로 이렇게 해서 방향을 틀었다라는 그런 의미로 저희는 이해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이 비핵화 부분 아니겠습니까? 이런 부분과 관련해서 어느 정도로 평가하십니까?

[인터뷰]
저는 비핵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됐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저는, 연초부터 비핵화의 결심을 김정은 위원장이 갖고 있다고 봤지만 그것을 의심하는 분들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본인의 입으로도 언급했고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게 수많은 주민들 앞에서 한때는 종교처럼 신성한 것처럼 여겨졌던 핵문제에 대해서 우리 대통령이 이제는 핵 위협이 없어졌다.

핵무기 없는 한반도 만들겠다 이렇게 한 것은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확고한 결심이 서 있고 그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겠다는 어떤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이번 평양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다녀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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