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의 그리움...눈물바다 된 상봉장

65년의 그리움...눈물바다 된 상봉장

2018.08.21. 오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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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앵커]
4살 때 헤어진 아들을 한눈에 알아본 노모가 있었고 또 태어난 줄도 몰랐던 딸과 생전 처음 마주한 아버지도 있었습니다.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가족들로 가득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사연들이 상봉장을 채우게 될지요.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과 함께 관련 내용 짚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여러 가족들의 사연이 있습니다마는 한 가족 먼저 살펴보시죠. 전쟁통에 4살짜리 아들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67년이 지났습니다. 그 아들 얼굴 기억할까요? 함께 보시죠.

[이금섬 (92살) / 이산가족 상봉자 : 상철이 맞니? 아이고…]

[앵커]
저 엄마는 67년 동안 얼마나 많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저 아들을 정말 못 보고 그냥 돌아가셨다면 얼마나 한이 맺혔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지금 저 장면은 결국 이산가족 상봉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모든 이산가족들이 다 만나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라고 봐야 됩니다.

저마다 사연들이 아주,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야말로 4살 때 헤어진 아들에 대해서 그동안 아마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마 사망한 걸로 그렇게 판단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또 아들 입장에서는 노모가 한국에, 남측에 살아 있을 거라고 아마 생각 못 했을 것 같아요.

[앵커]
92살이시니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저런 상봉 장면은 이산가족 상봉, 이번에 21차 상봉입니다마는 실제 전체 합치면 한 2000명 정도밖에 상봉을 못 한 겁니다, 공식적인 통계로 하면.

그렇게 보면 13만 명이 원래 신청을 했었으니까 실제는 상봉 진행이 이뤄진 가족이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나야 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에게 과제를 던져준 것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아예 딸이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부인이 임신을 한 채로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부인이 딸을 낳았는데 그 딸을 만났 어요. 그 가족도 있습니다.

화면이 나오겠습니다마는 정말 그런 경우도 있네요. 그러니까 생각지도 않았던 아들, 딸이 있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일 것 같습니다.

[인터뷰]
아마 이게 분단과 전쟁의 와중에 다 헤어진 분들 아닙니까? 그러니까 부인이 뱃속에 아마 임신 초기에 헤어졌기에 임신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다가 헤어졌다가 이제 만난다는 이 휴먼드라마를 정말 우리나라에서 볼 수가 있는데 이제 그 어머니도 저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저 어머니가 대한민국에 살아계셔서 저렇게 장수하시고 또 아들을 만나려고 기다렸기 때문에 저렇게 장수하시지 않았는가. 그래서 우리가 동물을 보더라도 북극인가요, 수천 마리의 펭귄이 있는데 거기서 자기 새끼를 다 찾아낸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저 어머님을 보니까 정말 자기 아들을 한눈에 알아보고 또 핏줄을 알아보고 할아버지도 아마 딸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더 기다리고 그런 마음에 용기가 됐을 텐데 모르고 있다가 만나니까 또 그 만나는 기쁨이 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가족끼리의 상봉이지만 이런 표현 제가 죄송합니다. 조카를 만나는 것과 내 아들, 딸을 만나는 거는 정말 또 다르잖아요. 그런데 이 가족,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는 가족들 수가 점점 줄어든다는 겁니다. 이번에 7가족밖에 없대요.

[인터뷰]
맞습니다. 이게 이산가족이 부부, 부자, 모자 이렇게 이번에는 약간 연세 많은 분, 정부가 배려의 기준을 잘 둬서 그런 절박한 분들 위주로 만났지만 말씀하신 대로 조카라든지 며느리, 아들은 사망했는데 며느리를 만나는 이런 분들은 아무래도 직접 핏줄이 직계와 조금 더 생각은 다르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 하루빨리 아까 김 교수님 말씀대로 지금 13만 명이 신청했는데 결국 계속 사망하기 때문에 5만 몇 명밖에 생존 안 해 있으니까 지금처럼 100명, 100명 만난다면 500년이 걸린다 이런 말까지 나오니까 될수록 빨리 그냥 우리 금강산이라는 장소도 물론 좋지만 파주나 임진각에 좀 더 광범위한 장소를 만들어서 누구든지 만날 수 있는.

우리 문재인 대통령도 지시하니까 뭔가 파격이 나오고 또 김정은 위원장이 보도에서도 파격이 나오지 않습니까? 이 두 분이 파격적으로 결심을 내리면 얼마든지 어느도 장소에 저분들은 어느 장소, 어느 시간을 불문하고 달려갈 수가 있는 분들입니다. 이런 파격적인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게 어제도 잠깐 짚어봤습니다마는 결국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 되느냐라는 그 통일 이데올로기에 가족이데올로기가 지금은 상당히 강합니다. 가족끼리 떨어져 있으니까요, 당연히 만나야 되겠죠. 그래서 통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마는.

지금부터 한 10년 후에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계속하는 게 우리 한반도의 운명이라면 그때도 이런 식으로 찔끔찔끔 만나야 된다면 과연 그때도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로 통일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통일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인터뷰]
아마 10년 후에는 어제, 오늘과 같은 이런 이산가족 상봉의 모습은 거의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분들이 한 13만 2000명 정도가 됩니다. 그분들 중에서 현재 생존자가 6만 명이 넘지 않습니다.

5만 6000명 정도가 생존해 계시고요. 매해 지금 한 6000명 정도가 사망하고 계십니다. 신청자의 평균연령이 82세입니다.

그리고 어제, 오늘도 봤습니다마는 고령 이산가족의 상봉, 그것이 물론 가중치를 뒀습니다마는 고령 이산가족 상봉이 아마도 5, 6년 안에는 거의 이제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지금 산술적으로 따지다 보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2022년 5월까지 아마 기준으로 하면 아마 이산 1세대는 1만 명 단위로 떨어질 겁니다. 그다음부터 이산 상봉에서 지금 이 감동어린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마는 아마 몇 년 뒤에는 부부 상봉이나 또는 부자 상봉이나 이런 것들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오히려 3촌, 4촌 정도의 관계의 상봉. 상봉은 5분 정도 가족관계나 또는 부모님의 어떤 사망이나 이런 것들도 묘 위치나 이런 것들 묻고 나면 사실은 별로 대화할 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앵커] 우리 종산 잘 있어요 하면 분위기 이상해지잖아요. 이걸 왜 물어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서로 이제 껄끄러울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인터뷰]
그러니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어제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이산가족의 완전 상봉 그리고 상봉 정례화, 그 문제를 이제는 본격적으로 다뤄야 되는 것이고 지금 너무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 모든 이산가족 신청자들의 완전 상봉,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꼭 해결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몇 가지 가족들 얘기 조금 더 해 보도록 하죠. 어제 보니까 아흔아홉 살, 99세 노모를 딸이 찾아가서 음식을 떠서 드리는 그런 장면도 있었습니다. 가족들끼리 오늘 점심도 오늘 점심은 비공개로 가족끼리만 호텔방에서 간단한 도시락으로 해결을 하면서 얘기를 더 많이 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옆에 누가 사람이 있을 때와 또 없을 때는 좀 많이 분위기가 다르겠죠?

[인터뷰]
이번 이산가족 상봉의 아마 가장 파격이 이제 말씀하신 가족끼리 룸에서 만난다. 그러니까 수백 명이 파티를 하는 데서는 시끌벅적하고 그냥 상식적인 질문만 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가족끼리 모이면 오붓하고 누가 방해되는 훼방꾼도 없고 그러니까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이산가족 상봉의 가장 큰 백미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누가 잘 있니, 어쩌니 이런 상투적인 질문보다는 지금 사는 데는 어디냐, 어렵지는 않느냐, 내가 돈을 얼마나 줄까, 앞으로 만날 때는 내가 뭘 사다줄까. 그야말로 핏줄끼리 나눌 수 있는 대화를 진솔하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건 아주 잘한 거고.

그 전에도 이산가족 상봉 중에 보면 삼일포라는 야외에서 거기서 가족끼리 한번 야외에서 식사를 하면서 만난 적이 있지만 그것 역시 산만합니다. 그러나 호텔룸에서 정말 내가 5, 6명도 넘지 않는 사람이 작은 데서 대화를 나누면또 이산가족들이 대체로 연세가 많은 분들이라 귀가 안 좋지 않습니까?

그런데 큰 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다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어떻게 보면 이거야말로 이산가족의 상봉의 진짜 모습이다. 이런 게 앞으로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내가 돈 좀 보태줄까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돈을 준다고 해도 정해진 액수가 있다면서요? 물론 그게 줘도 된다는 규정도 없고 얼마까지 이런 건 명확하게는 없습니다마는.

[인터뷰]
이산가족이 선물, 돈 이런 게 쭉 패턴이 한 18년째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어 오지만 많이 바뀌었는데 제가 알기로는 돈은 한 500불 이상은 주지 말라, 이런 하나의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원칙이고 몰래 신발바닥에 가서 숨겼다가 주든 누가 뒤지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문제는 너무 많이 줘도 저분들이 평양으로 다시 돌아가면 또 재교육을 받고 고향으로 다 헤어지지 않습니까?

그때 일부 충성분자들이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당의 배려로 이렇게 가족을 만났으니까 뭔가 당에 성의를 표시합시다. 그러면 또 이게 노인들이 그 감격이 아직 식지를 않았으니까 그래, 내가 500불 받았으니까 200불은 내자 이래서 또 낸다고 합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북한 당국도 이익이 되고 본인도 이익이 되지만 어쨌든 전달해 주는 돈은 그 돈을 다 자기 혈육이 가지고 가서 쓰기를 바란다는 측면에서 좀 어떻게 보면 균형을 맞추고 조절을 잘해야지 자칫 남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하나가 가족끼리 있다 보면 이런 얘기도 저는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끼리는 여기서 하지만 또 중국에 아는 사람 내가 있다. 그쪽으로 연락하면 나도 그쪽으로 편지하면 우리끼리 서로 이렇게 연락할 수 있는 게 있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도 할 것 같아요, 당연히.

[인터뷰]
그렇죠. 그런 방법은 우리 정부에서도 지금 3국에서 이산가족 상봉할 경우 일부분의 재정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우리만 알고 있고 북한 이산가족은 전혀 모르는 상황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닌 게 아니라 그때 이번에 만나서 다음에는 몇 월쯤에 중국에서 만나서 내가 돈을 좀 전달하겠다, 이런 채널이 생기면 또 그동안에 이제 남쪽 분이나 북한의 가족이나 도대체 우리 가족 혈육이 어디에 사는지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던 거 아닙니까?

그런데 룸에서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나는 지금 자강도 혜산에 살고 있다. 그래, 잘됐다. 그러면 우리가 얼마든지 채널을 통해서 지금 탈북민들이 가족들에게 송금하듯이 그런 채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도 이렇게 개별적인 상봉을 한 건 아주 잘한 거라고 봅니다.

[앵커]
한 가지 이거는 좀 논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조카를 만났는데요. 조카가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을 했는데 싱가포르에서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합의를 안 지켜서 지금 북미관계가 안 좋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대요. 필요도 없는 얘기를 해서.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듣고 있다가 제가 그 얘기까지는 안 하겠습니다. 6.25 전쟁을 누가 일으킨 줄 알아, 이렇게까지 했다는데 좀 껄끄러운 아직도 그런 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물론 그게 껄끄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마는 이번 상봉이 상당히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예전 상봉장의 모습을 보면 물론 그 감동의 순간들이 있습니다마는 전체적으로 북측의 보장성원이 우리 측에서도 관계자들이 나가서 전체적인 상황관계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보면 좀 딱딱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의 모습들을 보면 굉장히 좀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또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고 이런 상황에서 이야기들이 나온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는데. 다만 지금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하는 장소 자체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계속하기에는 좀 적절한 장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 교육도 받죠?

[인터뷰]
물론 그렇습니다. 오히려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하는 것은 인도적인 행사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정치적인 표현보다는 좀 더 가족 간의 상봉에 집중하는 그런 것이 저는 좀 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앵커]
앞서 김지선 기자도 잠깐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안내하시는 분들, 보장성원 그분들도 남북관계를 우리보다 더 많이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최근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까지도 얘기를 할 정도라고 하니. 좀 교육받습니까, 그분들?

[인터뷰]
제가 볼 때는 우리 측의 보장성원들도 어떻게 보면 그쪽의 정보나 이런 걸 캐치하고 또 그쪽에서도 아마 오리엔테이션을 시켜서 대체로 남한 정세나 이런 데에 대해서 좀 몇 가지씩은 보고하라, 이렇게 교육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 대부분 엘리트들이 평양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그런 걸 보고하면 서로 정보 교환의 의미도 있어서 나쁜 건 없지만 아닌 게 아니라 젊은 그쪽 사람들이 우리 어르신들한테 뭔가 정치적으로 터치한다든지 이러면 자칫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가 있지만 어쨌든 북한의 기자단이나 저런 봉사단이나 이런 분들이 다 나름대로 의도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걸 물어봤을 거고 그런 걸 또 갖다가 북한은 어떤 자료 컬렉션도 할 수 있고 이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이산가족이든 남북대화든 이런 것은 하나의 첩보전쟁 같은 그런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인터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그런 문제들은 좀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너무 민감한 부분이나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서로 미리 자신의 그런 입장들을 좀 노출시키기보다는 좀 더 이산가족 상봉의 성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이런 정도로 판단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저희들이 속보로 전해 드린 얘기가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으로는 저희들이 현재까지 파악된 상황으로는 북미관계 비핵화 협상이 그닥 진전을 못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인터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좋은 신호라고 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상당히 가까이 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을 이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을 한 경우는 최근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 또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까지 사실 그렇게 날짜가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쨌든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성과를 거둬야 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분명한 목표를 갖게 만드는 것이고 또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역시 종전선언을 받아내면서 평화체제의 문을 여는 그런 방향을 잡아야 되는 것도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그것을 받아안아야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계속 종전선언 문제를 가지고 북측에 대해서 비핵화에 대한 이행 조치만을 계속 압박하기보다는 본인도 의지가 있다는 것을 표명하면서 북한도 좀 더 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나 이런 것들을 받아안을 수 있는 북측의 또 다른 유연성들도 요구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이것이 아마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서 대체로 정리가 될 거라고 봅니다.

[앵커]
그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 하겠다라고 했을 때 북한이 비핵화 관련돼서 구체적 조치를 했다라고 본다고 얘기를 했어요. 구체적 조치라는 게 물론 협상 준비고 모든 게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마는 전문가 입장에서는 구체적 조치, 어떤 걸 했다고 보시는 겁니까?

[인터뷰]
아마 두 가지 측면을 봐야 될 것 같은데요. 하나는 비핵화의 시간표와 관련된 부분에서 일정 부분 북측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당장 미국 쪽에서 관심 있는 부분은 핵 물질 생산의 중단 조치랄지 또는 핵 물질 생산하고 있는 그런 특정 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 그런 문제랄지 또는 지금 미국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ICBM급 미사일입니다.

미사일 생산의 중단조치랄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미국은 우선 관심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북측이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거기에서 미국도 종전선언과 관련된 부분에서 그동안 북한의 추가적 행동이 없는 상태에서 종전선언은 미국이 먼저 안 한다, 이게 미국의 입장이었는데 그것을 아마 북한이 행동하는 비핵화의 일정 정도의 진전과 종전선언을 함께, 그것을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이런 정도의 북미 간의 접점이 마련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고 그것의 표현이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는 표현으로 나온 것이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도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 발언과 저는 상당히 연계가 되어 있다, 이런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북한 입장에서도 지금의 교착 상태가 그냥 계속 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트럼프가 확 돌아서서 협상 안 해. 그리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그러면 그 전보다 더 상황은 악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시진핑이 9.9절 때 온다고 해도 결국 중요한 건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걸 끈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김정은으로서는 지금 맞이하게 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리가 만무하고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볼튼이나 폼페이오의 평양 방문이 곧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11월 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야 된다.

지금 내부적으로도 전 CIA 국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특권 얘기가 솔솔 나오는데 탈출구라는 건 결국 북미 관계에서 비핵화의 어떤 진전된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지금 미국이 서두르는 모습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이제 시진핑이 9.9절에 평양에 간다.

갈 경우 그야말로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어떻게 보면 껴안게 되고 미국은 또 북한에 좀 더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의 제재가 어떻게 보면 약발을 잃어가게 되고 중국이 제재 완화에 들어가고 미국이 어떤 물리적 공세나 제재력이 완화되면 북한의 비핵화는 1년이 아니라 2년도 될 수도 있고 3년이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아마 미국도 조급성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난번에 3차 방북은 폼페이오로서는 그닥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빈손이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번에 4차도 또 그럴 수는 없을 것 같고 어떻게 전망하세요?

[인터뷰]
4차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조만간 결정될 거라고 보는데요. 방북이 결정된다는 것은 결국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을 전제한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3차 때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도 상당히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결국 이번 방북을 통해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하는 그런 성격이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 또 비핵화 평화체제의 논의와 종전선언과 관련된 부분에서 북미 간의 최고 실무 책임자 간에 가닥을 잡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방북이 결정된다는 것은 결국 9월달에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일정 자체가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을 맞이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다, 그렇게 우리가 전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짚고 넘어가죠. 오늘 보도를 보니까 백두산을 북한이 공개를 한대요.

지금 백두산 가는 건 다 중국으로만 가지 않습니까, 중국 쪽에서. 다녀오신 분들 저는 얘기만 들었습니다마는 가서 사진 찍는 것도 돈 내고 찍어야 된답니다, 백두산 천지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면.

그런데 북한에서 지금 야영장을 백두산에다 개방하겠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게 혹시 백두산 가보셨습니까? 지금 야영 같은 거 할 만한 장소가 되나요?

[인터뷰]
저는 학생 때 가봤습니다마는 거기는 야영할 수 있는 시설은 아주 많습니다. 그러나 인구가 거기 살 수가 없기 때문에 보통 사람은 살 수가 없고 북한 내의 모범 학생, 모범 군인 이런 뽑힌 사람만 가는 지역이다 보니까 상당히 광활한 지역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다가 캠핑장을 만든다면 또 비행장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얼마든지 외국 관광객이나 이걸 받아들일 수 있다 보니까.

[앵커]
그런데 거기가 이른바 백두혈통의 그쪽 나름의 성지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백두혈통의 그야말로 성지인데 여기에 관광객을 받아들일 결심을 했다는 건 원산에 이어서 뭔가 백두산도 지명도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 유명세를 이용해서 외화벌이를 하겠다, 이런 얘기로써 북한 전반적인 개방의 단계적 수순이겠습니다마는 백두산까지 개방하려고 결심을 했다면 이것은 큰 결심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게 그런데 제재가 어떻게 되느냐, 이것도 좀 따져봐야 돼요. 북한에서 관광객들 받아서 달러 벌이를 한다는 게 북한에 대한 제재와는 이게 상충되는 거 아닌가요?

[인터뷰]
물론 큰 틀에서 보면 제재가 전반적으로 북한의 달러 획득을 억제하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재는 분명히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다라고 봐야 됩니다. 다만 지금 보도되고 있는 관광객은 지금 4명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다수의 관광객이 정기적으로 백두산을 찾는 그런 수준은 아닌 것 같고요. 북한이 아마 외부적으로 대외적으로 관광에 대한 적극적 의지, 이것을 좀 홍보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지금 아시다시피 원산 개발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굉장히 큽니다.

원산 개발은 관광과 직결돼 있고요. 그리고 나서 지금 스키장이 원산에서 한 40분 거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마식령 스키장이. 그리고 원산에서도 금강산까지가 한 2시간 거리도 안 됩니다.

실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그렇지 직선거리로 따지면 1시간 거리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개마고원 개발에 대한 북측의 관심도 있고 칠보산도 동해안 축이고. 그래서 동해 축을 중심으로 백두산까지 관광벨트를 만드는 게 아마 김정은 위원장의 중요한 꿈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65년 만의 그리운 눈물바다, 오늘도 계속 될 텐데요. 관련 소식 들어오는 대로 계속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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