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지금 만나러 갑니다!

[뉴스앤이슈] 지금 만나러 갑니다!

2018.08.20. 오후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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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오늘이 바로 꿈에 그리던 북한의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전쟁 통에 사연 없는 삶이 어딨겠냐만,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 위에 설레는 마음을 얹어 북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금섬 할머니 (92세) : 네 살 때 헤어진 아들 만나러 갑니다.]

할머니의 주름 진 얼굴 사이로 수줍은 미소가 번집니다.

꼭 소풍 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설레는 모습인데요.

92살의 이금섬 할머니는 아들을 만나러 갑니다.

4살 때 헤어진 아들은 이제 일흔이 넘었을 텐데, 사진 한 장이 없어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합니다.

[이금섬 / 이산가족 상봉자 : 어떻게 자랐는가 물어보겠지. 4살에 보고 못 봤으니 엄마 없이 어떻게 자랐는지, 아빠가 어떻게 키웠는지….]

[유관식 / 이산가족 상봉자 : 통지 온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와! 내 딸이 태어났구나. 정말 가슴이 얼마나 기쁜지 몰랐죠. 오래 살아서 다 기쁨이 돌아오는구나….]

[유관식 할아버지 (89세) : 전쟁 통에 헤어진 아내 뱃속에 딸이 있었나 봐요.]

전쟁 통에 만들어진 사연은 어쩌면 이리 기구할까요?

유관식 할아버지는 피란길에 헤어진 아내 뱃속에 딸이 자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여든아홉이 돼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딸.

챙겨주고 싶은 건 왜 이리 많은 걸까요?

속옷에 화장품에 영양제에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양갱까지 한아름

작은 가방이 야속하기만 한 게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백성규 할아버지 (101세) : 이번이 마지막일 겁니다.]

이번 상봉 행사에 참가하는 어르신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101살의 백성규 할아버지십니다.

할아버지의 정정한 모습에 누구랄 것 없이 응원의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북에 두고 온 아들은 먼저 눈을 감았지만, 며느리와 손주를 통해 아들 얘기를 전해 들을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일찍 만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래도 이번이 북쪽의 가족들을 만나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백성규 / 이산가족 상봉자 : (이번 만남이) 마지막이지 뭘…. 몰라, 내가 40년 더 살면 모를까. (더 오래 사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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