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정치인"...마지막길 함께 한 국회 청소노동자

"가장 인간적인 정치인"...마지막길 함께 한 국회 청소노동자

2018.07.27. 오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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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을 앞두고 국회에서는 고인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었는데요.

바로 국회를 청소하는 노동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노회찬 의원이 자신들을 직장 동료로 대해준 가장 인간적인 정치인이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故 노회찬 의원 /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 (2012년) : 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머니입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고 노회찬 의원의 운구차가 국회 영결식장으로 향하는 길목.

땡볕이 내리쬐는 도로변에서 여성노동자들이 일렬로 늘어서 고인을 맞이합니다.

고 노회찬 의원이 냄새를 맡을 수 있게 하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에 있고자 했던 바로 그 '투명인간', 국회 청소노동자들입니다.

이들에게 고 노회찬 의원은 자신들을 직장 동료로 대해준 가장 인간적인 정치인이었습니다.

국회 공간이 부족해 휴게실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을 때 '내 사무실이라도 같이 쓰자'고 했던 고인의 말 한마디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영결식이 끝나고 모두가 떠난 고인의 영정 앞에서 조용히 마지막 작별을 고하려 했지만, 설움과 애통함의 눈물이 터져 나오고 맙니다.

[이순덕 / 국회 청소노동자 : 여성의 날 같은 때도 미화원들 너무 고생하고 수고한다고 장미꽃 한 송이씩 다 나눠주고, 굉장히 자상하셨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렇게까지 하셔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고, 너무 마음이 아파요.]

[故 노회찬 의원 /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 (2012년) : 사실상 그동안 이런 분들에게 우리는 투명정당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저는 이제 이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여러분과 함께 가져가고자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었습니까?]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역사이자 상징이었던 고 노회찬 의원.

더 낮은 곳에서 힘없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고자 했던 정치인의 마지막 길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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