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 끝 회담취소...다시 기회 올까?

[앵커]
'세기의 회담'으로 기대를 모았던 북미정상회담이 끝내 불발됐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지만 북미 양측 모두 회담 재개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어 아주 비관적이지만은 않은데요.

회담 개최 논의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요? 황혜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정상회담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정상회담 계획이 잡히면 회담이 열리기 전, 실무접촉에서 대부분의 의제를 미리 조율해놓기 때문에 생겨난 말입니다.

북미정상회담도 지난 9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차 방북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안'을 높이 평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순항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했습니다.

이후 볼턴 보좌관과 펜스 부통령의 '리비아식 핵 폐기' 언급을 놓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부상의 날 선 공격이 이어졌지만,

역시 세기의 회담을 앞둔 장외 신경전 정도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과 미국 억류자 석방, 한미정상회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 일련의 조치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모두 회담 재개 가능성을 아예 막아버린 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언젠가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연락 달라고 했고,

김 위원장도 김계관의 입을 빌어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과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일단 상호 간의 입장 차가 있는 것이고 그러나 그 입장 차가 아예 처음부터 돌아오지 않는 강처럼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상당히 근접해 있는 상태에서 좀 더 신중하게 남북, 북미, 또는 남북미 중심으로 접촉들을 해나간다면 6월 12일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또 한편으로는 최상의 방편이자 동시에 최후의 카드이기도 했던 정상회담에서 불완전한 합의를 하느니, 좀 더 접점을 찾은 뒤 만나는 게 낫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히 미국과 북한 모두 회담 준비 과정에서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물밑 채널이 형성된 만큼 대화 재개 가능성은 높을 전망입니다.

YTN 황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