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국방부다!" 4행시 공모전 대참사

"이번엔 국방부다!" 4행시 공모전 대참사

2017.11.14. 오후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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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자유한국당 '5행시 참사'에 이어, 이번에는 '4행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주인공은 국방부입니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신전력원이 오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순국선열' 또는 '애국지사'로 4행시 공모전을 열었는데요.

반응이…… 아주 뜨겁습니다.

하루 만에 댓글이 500개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국방정신전력원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댓글 보시죠.

순, 순실이가 돈 해먹고
국, 국정원은 조작하고
선, 선장 놈은 먼저 튀고
열, 열 받겠냐 안 받겠냐?

순, 순전히
국, 국민 세금으로
선, 선거 때 사이버 댓글조작
열, 열심히 했네요.

이렇게 쓴소리를 넘어 조롱과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요, 하나만 더 볼까요?

애, 애들도 다 알고 있어
국, 국민도 다 알고 있어
지, 지들도 다 알고 있어
사, 사실 다들 알고 있어 방산비리!

이렇게 대부분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군 사이버사와 댓글공작, 국방부 비리를 조롱하고 희화하는 댓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겁니다.

물론, 비판 글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이 댓글도 보실까요?

순, 수한 마음으로
국, 국민에게 봉사했던
선, 선열들의 충심을
열, 열심히 받들자.

국방부가 정말 원했던 건 이런 류의 글이겠죠?

그런데 이 5행시 참사를 불러온 국방정신전력원은 과연 어떤 곳일까요?

군인들의 정신 교육과 연구를 맡고 있는 기관인데, 늘 군의 정신을 강조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던 2013년 12월 창설됐습니다.

이 국방정신전력원 창설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부활시킨다는 의미도 있어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는 이 같은 4행시 참사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나 봅니다.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에 트위터 계정에서 홍보 글을 삭제했는데요.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런 5행시 이벤트에 대해, 주최 측은 그래도 '무플보다 악플' 이라는 반응인데요.

쏟아지는 국민의 질책마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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