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남측 어선 송환...인도적 차원"

[취재N팩트] 北 "남측 어선 송환...인도적 차원"

2017.10.27. 오전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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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동해 북측 수역을 넘은 우리 어선을 오늘 돌려보내겠다고 북한 매체를 통해 밝혔습니다.

지난 2010년 9월 나포된 우리 선박과 선원을 송환한 이후로 7년만입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이라 밝혔는데, 한 달 넘게 도발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잘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

먼저 북측이 단속했다고 주장한 어선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해경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해당 어선은 39t급 391흥진호로 지난 16일 낮 12시 48분 울릉도 저동항을 출발했습니다.

선박안전조업규칙에 따르면 출항한 어선은 하루에 1회 이상 위치를 보고해야 하지만 36시간이 넘게 연락이 없자 21일 밤 10시 39분부터 위치보고 미이행 선박으로 해경이 수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선박엔 한국인 7명과 베트남인 3명 등 모두 10명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경과 정보당국은 북측 나포를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북한이 매체를 통해서 발표한 거군요?

[기자]
오늘 새벽 6시 반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송환 계획 통보해왔습니다.

이들과 연락이 끊긴 지 엿새 만입니다.

통신은 지난 21일 새벽 동해 상 북측 수역을 침범한 남측 어선을 단속했지만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배와 선원을 남측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시간은 오늘 오후 6시 반, 평양시간으로 오후 6시이고요.

배와 함께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동해 상에서 위도와 경도를 지정했는데 동해안 군사분계선에서 25km정도 떨어진 지점으로 동해 NNL 근처입니다.

북한은 우리 어선이 북측 수역을 불법 침입해 단속됐고 조사를 벌인 결과 어업 활동 위해 의도적으로 침범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남측 선원들 모두 불법침입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거듭 사죄하며 관대히 용서해줄 것을 요청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배와 함께 전원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측이 나포한 우리 어선을 돌려보낸 일이 전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7년 만이라고요?

[기자]
북한은 전에도 여러 차례 월경한 우리 측 어선을 송환했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았을 2005년 8월엔 두 차례였는데, 모두 조사 후 그날 바로 송환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에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다 나포한 어선은 조사받고 송환되기까지 무려 한 달이 걸렸습니다.

현재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6일 만에 송환은 꽤 신속한 송환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의 도발이 한 달 넘게 없는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일종의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기자]
현재 남북한 채널은 모두 끊긴 건 북한이 연락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통신선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매체를 통해 발표한 상황인데요, 아직 남북 간 대화 채널을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당장 의미를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의도를 살필 필요가 있고요.

다만 북한이 한 달째 도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도적 차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해가며 송환 계획을 밝힌 건 남북관계를 잘 관리하겠다는 긍정적 신호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정부는 오늘 오후 북한이 지정한 동해 상에서 인수를 한다고 했죠?

[기자]
통일부는 오늘 오후 북한이 통보한 대로 동해에서 우리 측 인원과 어선을 인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우리 어선과 선원이 송환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다만 오늘 인수 과정에서 남북 간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질지는 나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접촉이 이뤄질 건지, 해상에서 선박과 인원만 인계받을지 직접 나가서 상황을 봐야 한다는 거고요.

현재로선 정부도 조심스레 북한의 의도와 상황을 살피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조그만 실마리라도 있다면 계기로 삼아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북측의 송환이 그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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