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추가 도발 앞두고 내부 정비? 김정은 친정 체제

[취재N팩트] 추가 도발 앞두고 내부 정비? 김정은 친정 체제

2017.10.09.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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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호한 발언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북한이 이미 예고한 대로 추가 도발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방위적 대북제재에 맞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고 핵 개발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을 자체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남남갈등을 유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서 인사 개편을 단행했는데, 지금 시기에 이러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요?

[기자]
북한 노동당 규약에 보면 1년에 한 번 이상 전원회의를 소집해 중요 문제를 토론하고 조직 인선을 단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매년 전원회의를 여는 건 아니고 김정은 집권 이후로 볼 때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도 노동당 창건기념일이 있는 10월에 열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통일부의 분석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전원회의에 담긴 의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정부는 강력한 대북제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지금의 제재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규모 인적 개편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리용호 외무상을 비롯한 외교, 경제 분야 인사를 승진시킨 건 대외 고립을 해결하는 한편 자력갱생 등 경제 정책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당 부위원장 최룡해를 군사위원에 보선하고 여동생 김여정을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임한 건 김정은 친정체제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함께 회의에선 제재, 압박 속에서도 경제가 성장했고 과학기술이 발전했다는 자찬을 하며 내부 단속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의 핵 위협을 종식하기 위해서 핵 무력 강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습니다.

[앵커]
핵 개발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거군요? 이미 예고한 대로 추가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기자]
최근 북한을 다녀온 러시아 하원의원들은 북한이 더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이들을 통해 곧 도발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미리 흘렸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도발의 시기와 수위는 내부 정세와 국제사회의 반발을 고려해 저울질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로선 노동당 창건일인 내일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입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국경일인 오늘을 비롯해 중국 당 대회가 열리는 18일 등 10월에는 각종 기념일이 많아 북한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맞춰 택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전례 없는 김정은 성명을 통해 이미 초강경 도발을 예고한 만큼 조만간 도발에 나설 것이고 도발의 수위도 만만치 않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모호한 발언을 했는데, 어떤 의도가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전 정부가 해온 협상의 무력함을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 한가지가 무엇인지를 밝히지 않아 미국 내에서도 상반된 해석이 나왔습니다.

군사 옵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반면 군사 옵션을 제외한 외교 압박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동시에 나온 겁니다.

이처럼 애매모호하게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화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화법입니다.

실제로 군사옵션을 취하기 쉽지 않은 현실에서 모호한 메시지가 도발에 대한 더 강력한 경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 행정부 내 대화론자들에게도 대북 강경 기조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려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개성공단을 재가동한 사실을 사실상 시인했는데,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요?

[기자]
북한은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 결정 당시 이미 관리권과 소유권 북한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공단 내 버스의 위치가 바뀌는 등 위성 사진으로 여러 징후가 포착됐지만 지금껏 이와 관련해 아무 반응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개성공단 재가동 사실을 시사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대북 제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지만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어 한미간, 남남간 갈등을 유발하려 한다는 분석입니다.

당장 보수 야당은 북한의 개성공단 재가동설과 관련해 정부의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지만 막상 정부로서는 북한의 공단 가동을 제지할 수단이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북핵 문제가 진전을 보면 개성공단 재개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공장을 이용할 경우 추후 개성공단을 재개를 위한 남북 협의는 더욱 꼬이게 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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